이길이구갤러리 '풍경 미수'…김연용·노충현·서동욱·안두진·정용국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2026. 6. 12.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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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두진 촤락-풍경위에 풍경 2022 Acrylic & Oil on canvas 130 x 160 cm© 2GIL29 GALLERY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풍경은 더 이상 창밖의 산과 강을 옮겨놓는 일이 아니다. 기억과 감각, 시간과 심리가 뒤섞인 채 끝내 완성되지 못한 상태에 머무는 것이다.

서울 신사동 이길이구갤러리는 13일부터 그룹전 '풍경 미수(風景未遂)-Almost Landscape'를 개최한다. 김연용, 노충현, 서동욱, 안두진, 정용국 등 5명의 작가가 참여해 동시대 회화에서 풍경이 존재하는 방식을 조망한다.

전시 제목인 '풍경 미수'는 풍경이 되려다 멈춘 상태, 혹은 풍경을 넘어선 또 다른 가능성을 의미한다. 여기서 '미수(未遂)'는 실패가 아니라 끝내 완결될 수 없기에 지속되는 감각과 인식의 상태를 가리킨다.

김연용은 이미지가 형성되고 인식되는 과정을 탐구하며 감각과 사유가 교차하는 화면을 구축한다. 중첩된 이미지와 레이어를 통해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며 새로운 지각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노충현은 도시의 주변부와 오래된 골목, 재개발 지역 등 사라져가는 일상의 풍경을 응시한다. 그의 화면 속 풍경은 단순한 장소의 기록을 넘어 시간의 흔적과 정서적 밀도가 응축된 심리적 공간으로 변모한다.

노충현 밤 2022 Oil on Canvas 80.5 x 117cm © 2GIL29 GALLERY *재판매 및 DB 금지
서동욱 밤-불 켜진 국회의사당-사슴 2026 Oil on canvas 227.3 x 162.1 cm © 2GIL29 GALLERY *재판매 및 DB 금지

서동욱은 중첩되는 붓질과 색채의 흐름을 통해 풍경을 생성 중인 감각의 상태로 환원한다. 화면은 특정 장소를 묘사하기보다 회화가 스스로 형성되고 흔들리는 과정을 드러내는 장이 된다.

안두진은 유기적 형상과 생명체를 연상시키는 이미지들을 통해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유영한다. 끊임없이 생성되고 사라지는 형상들은 자연과 신체, 풍경과 감각이 뒤섞인 회화적 세계를 펼쳐 보인다.

정용국은 동양화의 전통적 여백과 번짐의 감각을 동시대 회화 언어로 전환한다. 화면 속 풍경은 구체적 장소의 재현이 아니라 시간과 기억, 사유의 흐름을 담아내는 정신적 공간으로 확장된다.

이길이구갤러리 백운아 대표는 "이번 전시는 완결된 풍경을 보여주는 전시가 아니다"라며 "서로 다른 회화 언어를 사용하는 다섯 작가는 하나의 결론 대신 오늘날 회화가 머무는 불완전한 감각의 지형을 펼쳐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7월 11일까지. 관람은 무료.

☞공감언론 뉴시스 h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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