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막는다고?”…‘36살 수문장’ 김승규, 승점 3점 지킨 선방쇼에 ‘든든’

박동휘 기자 2026. 6. 12.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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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 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대한민국과 체코의 경기에서 대한민국 김승규가 체코의 유효 슈팅을 막아내고 있다. 뉴시스

“그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때린 슈팅을 골키퍼가 어떻게 막아내는지 모르겠다.”

12일(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한국에 1-2 역전패를 당한 체코의 미로슬라프 코우베크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한국 골문을 지킨 김승규(36·FC도쿄)를 두고 이렇게 토로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 한국이 챙긴 승점 3점은 사실상 이 베테랑 수문장의 두 손끝에서 지켜졌다.

한국은 후반 14분 라디슬라프 크레이치의 헤더 선제골에 먼저 끌려갔다. 그러나 후반 22분 황인범(페예노르트)의 동점골, 35분 오현규(베식타시)의 역전골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후 2-1의 살얼음판을 끝까지 지켜낸 건 김승규였다. 후반 들어 체코가 만든 문전 슈팅 두 차례를 그가 모두 쳐냈다.

특히 후반 추가시간 미할 사딜레크가 때린 슈팅을 막아내는 순간 한국의 승리는 확정됐다. 코우베크 감독이 “굉장히 아쉽다. 이길 수도 있었던 경기였다”고 곱씹은 이유다.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오현규와 김승규 골키퍼가 11일(현지시간) 멕시코 할리스코주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1차전 대한민국과 체코의 경기에서 2대1 승리를 확정한 뒤 기쁨을 나누고 있다. 뉴스1
‘2인자 그림자’ 씻어낸 김승규

김승규는 한국 골키퍼 계보에서 줄곧 ‘2인자의 그림자’를 안고 살았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첫 본선 무대를 밟았지만 4년 뒤 러시아 대회에서는 신들린 선방쇼를 펼친 조현우(35·울산 HD)에게 주전 장갑을 내줬다.

이후 두 사람은 대표팀 수문장 자리를 주거니 받거니 하는 ‘퐁당퐁당’ 라이벌 구도를 이어왔다. 이번 월드컵 개막 직전까지도 김승규와 조현우 중 누가 주전 수문장이 될 지 관심이었다.

저울추는 마지막 순간 김승규 쪽으로 기울었다. 대회 개막을 앞두고 대표팀 공식 기자회견에 김승규가 인터뷰 대상으로 나선 것이 주전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36세의 노장이 8년 만에 되찾은 장갑이었다. 그리고 그는 첫 판부터 답으로 증명했다.

김승규는 경기가 끝난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취재진에 “모든 선수가 첫 경기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면서 “먼저 실점했지만 역전해서 승리라는 결과를 가져온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주도하는 경기였는데 상대의 찬스가 별로 없었음에도 먼저 실점했다”면서 “그대로 끝나면 수비나 골키퍼의 책임이 될 상황이었는데 마지막에 선방으로 팀에 힘이 된 것 같아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실점 상황에 대해선 “상대가 롱스로인에도 장점을 보인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준비도 했다”면서도 “생각보다 큰 선수가 많았고 우월한 피지컬로 밀고 들어오다 보니 준비했는데도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고 했다.

김승규는 마지막으로 “1년 전만 해도 내가 다시 복귀할 수 있을지를 고민할 정도였다”면서 “부상을 이겨내고 지난 힘든 날을 보상받는 기분”이라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부상 당하고 재활하는 다른 선수들도 나를 보고 힘을 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코우베크 감독은 한국 선수들에 대한 평가를 아끼지 않았다. 결정적 기회를 여러 차례 놓친 손흥민(LA FC)을 두고는 “그를 막는 게 쉽지 않았다. 정말 훌륭한 선수”라고 했다. 부진했던 자국 스트라이커 파트리크 시크에 대해서는 “한국이 수비를 정말 잘했다”고 인정했다.

한국의 스리백 전술에 대한 질문에는 “내가 평가할 위치는 아니다”라면서도 “어떤 상황에서는 수비진이 불안정해 보였는데 그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박동휘 기자 slypd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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