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 판매도 접었는데… 제주 지하수 기준은 바뀌지 않았다
통합 항공사 수요와 공공자원 원칙, 끝내 평행선

한국공항㈜이 제주 지하수 증산을 위해 기존 사업 방식까지 바꾸겠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제주도의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그동안 논란이 됐던 생수 외부 판매를 중단했고, 증산으로 발생하는 수익은 지역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이후 늘어날 기내 수요도 증산 필요성의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는 증산 동의안을 상정하지 않았습니다.
한국공항이 제시한 새로운 조건에도 제주 사회가 유지해 온 지하수 공공성 원칙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 외부 판매 중단 카드까지 꺼낸 한국공항
12일 제주도의회와 한국공항에 따르면 한국공항은 현재 제주에서 하루 100톤, 월 3,000톤 규모의 지하수를 취수해 생산한 '한진퓨어워터'를 대한항공 기내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이후 기내 공급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공항은 취수량을 하루 150톤, 월 4,500톤 규모로 늘려달라고 제주도에 요청했습니다.
제주도는 지하수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월 4,400톤 규모로 조정해 조건부 가결했고, 관련 동의안을 도의회에 제출했습니다.
전날(11일) 열린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회의에서 김현욱 한국공항 상무는 “현재 허가받은 하루 100톤 물량은 대한항공이 전량 사용하고 있다”며 “아시아나항공이 통합되면 추가 수요가 발생하는데 규모는 대한항공 사용량의 절반 수준”이라고 증산 필요성을 설명했습니다.
특히 한국공항은 지난 1일부터 생수 외부 판매도 전면 중단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증산으로 발생하는 연간 약 5억 원 규모의 수익 전액을 제주 지역사회에 환원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습니다.
김 상무는 “이번 증산이 이뤄지더라도 추가 증산 요구는 없을 것”이라면서 “향후 대규모 변화가 발생할 경우 제주도와 충분히 협의하겠다”고 말했습니다.

■ 슬롯 13개 반납… 달라진 통합 항공사 환경
이날 회의에서는 제주 노선 항공 공급 문제도 함께 언급됐습니다.
한동수 의원이 항공기 증편이나 대형기 투입 가능성을 묻자 김 상무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이후 대한항공의 제주 노선 점유율이 60%를 넘게 되면서 공정거래위원회 행정명령에 따라 슬롯 13개를 반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증편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도, “슬롯 감소에 따른 공급 부족을 완화하기 위해 대형 항공기 투입은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공항 측은 통합 항공사 체제 이후 늘어난 기내 수요와 함께, 달라진 항공 운영 환경을 증산 필요성의 배경으로 제시했습니다.

■ 도의회가 유지한 공공성 원칙
반면 도의회는 증산 필요성보다, 지하수 공공성 문제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입니다.
제주 지하수는 제주특별법에 따라 공공자원으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민간기업의 추가 취수를 허용할 경우에 어떤 기준을 적용할 것인지, 공공자원의 이용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은 오랜 기간 이어져 왔습니다.
이날 환경도시위원회는 결국 증산 동의안을 상정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습니다.
한국공항이 외부 판매 중단과 지역 환원 계획이라는 새로운 조건을 제시했지만, 취수량 확대를 허용하는 판단으로 연결되지는 않았습니다.
환경도시위는 한국공항의 지하수 개발·이용 허가 유효기간 연장 동의안은 원안 가결했습니다.
사업 운영은 인정하되 취수량 확대는 별개 사안으로 판단한 셈입니다.
통합 항공사 출범에 따른 수요 변화와 한국공항의 자구책이 제시됐지만, 도의회는 이번에도 지하수 공공성 원칙에 무게를 뒀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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