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악마들 울린 ‘추어탕 수저’ 오현규…월드컵 뒤집은 ‘묵직한’ 한 방 [월드컵]
‘추어탕 수저’의 반전 서사…첫 월드컵서 결승골
벤치 뒤에서 시작된 시간…월드컵을 ‘발칵’ 뒤집었다
4년 전만 해도 오현규는 월드컵 최종 26인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선수였다. 대신 대표팀과 함께 대회를 동행하며 훈련을 돕는 ‘예비 자원’, 이른바 ‘27번째 태극전사’로 월드컵을 지켜봐야 했다. 그라운드 가장자리에서 시간을 보냈던 그는 4년이 흐른 뒤 경기 흐름을 바꾸는 선수로 돌아왔다.
한국 축구대표팀 스트라이커 오현규가 자신의 첫 월드컵 경기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벤치 뒤편에서 시작된 시간은 단 한 번의 슈팅으로 완전히 뒤바뀌었다.

경기 흐름은 쉽지 않았다. 한국은 전반 14분 체코 수비수 라디슬라프 크레이치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며 끌려갔다. 그러나 곧바로 반격이 이어졌다. 전반 22분 황인범이 이강인의 스루패스를 받아 상대 골키퍼와 수비를 제치고 감각적인 칩슛으로 동점골을 터뜨리며 균형을 맞췄다.
그리고 승부를 결정지은 건 교체로 투입된 오현규였다. 그는 후반 24분 손흥민 대신 그라운드를 밟았고, 1대1로 맞선 후반 35분 황인범의 패스를 받아 골문 앞으로 침투한 뒤 강력한 논스톱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월드컵 데뷔전에서 터진 데뷔골이자 결승골이었다.

이러한 배경은 그의 플레이 스타일과도 맞닿아 있다. 그는 거친 몸싸움을 두려워하지 않는 저돌적인 공격수로, 유럽 무대에서도 활동량과 압박 능력을 앞세운 파이터형 스트라이커로 자리 잡았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그의 부모는 운영하던 추어탕집 문을 한 달간 닫았다.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휴무한다”는 공지를 남기고 멕시코행 비행기에 올랐다. 아들의 월드컵 무대를 직접 보기 위한 선택이었다.
그리고 그 선택은 가장 완벽한 장면으로 돌아왔다. 관중석에서 지켜본 아들의 월드컵 데뷔골, 그것도 결승골이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뒤에도 부모는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한 채 그 순간을 지켜봤다.

권준영 기자 kjykj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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