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마일 괴물'의 "4년 같았던 4일" 그의 고백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 이유
새로 온 외국인 선수의 적응에 힘이 될 수 있는 분위기
LG만의 팀 퍼스트가 새 외국인 적응은 물론 팀 성적을 끌어 올리는 원동력

(MHN 정철우 기자) "환상적이었다. 마치 4년 정도 함께 뛴 선수들과 플레이하는 것 같았다."
최고 구속 158km의 빠른 공으로 충격적인 KBO리그 데뷔전을 치른 LG 새 외국인 투수 리오스가 10일 잠실 SSG전을 마치고 한 말이다.
팀의 모든 분위기가 마음에 들고 편안했다는 뜻. 피를 끓게 하는 팬들의 응원은 보너스 트랙이었다.
일단 성공적 데뷔를 했고 앞으로 시차와 팀에 적응을 마치면 최고 161km의 광속구를 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기대치는 이미 100마일(161km)이다.
리오스의 말은 그저 그가 이날 경기서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했기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으로 풀이 된다. 그가 느꼈던 편안함은 실제 LG의 팀 분위기와 닮아 있다. 선수 개인 보다 팀을 앞세우는 LG의 특유한 팀 문화가 새로 온 외국인 선수에게도 편안함을 안겨줬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LG는 너와 나의 방망이가 따로 없는 팀이다.

그러나 LG는 배트의 주인이 그리 중요하지 않은 팀이다. 누가 누구의 배트를 가져다 써도 별 말이 나오지 않는다. 소유권 분쟁 같은 건 남의 팀 이야기다.
선수들이 쓰는 배트는 일반 배트와는 다른 고가의 배트다. 15만 원에서 25만 원 정도 사이에 가격이 책정된다. 연봉이 많지 않은 선수들에게는 부담이 되는 가격이다.
구단에서 지급 받는 쿠폰으로 구매할 수 있는 배트도 있지만 선수들은 좀 더 좋은 재질의 배트를 쓰기 위해 추가 지출을 마다하지 않는다. 수입 고가 배트는 30만 원을 훌쩍 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다 보니 자기 배트에 대한 애정이 강해질 수 밖에 없다. A급 선수들은 자신에게 맞춤형 배트를 주문해서 쓰기도 한다. 배트를 돌려 쓴다는 건 그래서 의미가 있다.
LG에서 뛴 바 있는 김민성(롯데)은 "LG 선수들은 누가 구입한 배트인지 굳이 따지지 않는다. 놓여 있는 배트 중 손에 맞는다 싶으면 그 선수가 주인이 된다. 사례를 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 말로 끝낸다. 다른 팀에서는 보기 힘든 문화"라고 말한 바 있다.
LG만의 전통이라고 할 수 있다. 좀 더 여유있는 주축 선수들이 후배들을 위해 자신의 방망이를 내어주는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LG의 이런 문화는 외국인 선수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이 됐다.
잠실 예수로 불렸던 켈리는 LG의 팀 퍼스트 문화를 외국인 선수들에게도 적극 전파했던 선수다. 오스틴이 가장 많은 영향을 받았다. 지난 해 아내의 출산을 앞두고도 팀의 한국시리즈 합숙 훈련에서 빠지지 않은 것은 유명한 일화다.
이런 분위기가 짧지만 빠르게 리오스에게 전달됐을 가능성이 높다.
리오스는 부담이 큰 불펜 투수다. 한 번의 실수가 곧바로 팀의 패배로 이어질 수 있는 보직이다. 마음의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그러나 LG라면 좀 더 편안한 적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LG만의 팀 문화가 낯선 외국인 선수가 팀에 녹아드는데 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선수는 적응이 50%라고 할 정도로 팀에 얼마나 녹아드느냐가 성적으로도 연결이 된다. 리오스의 충격적이었던 데뷔가 이후 더 큰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를 품게 하는 대목이다.
4일을 있고도 4년 같았다는 새 외국인 선수의 고백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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