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 금의 굴욕…스페이스X·오픈AI에 밀렸다
투자자 위험자산으로 눈돌리자 ‘흔들’
중앙은행 금 매각·고금리 우려도 겹쳐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금값은 1% 넘게 하락해 트로이온스당 4022달러(약 611만원)까지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11월 말 이후 최저치다. 올해 2분기 기준으로는 거의 10년 만에 최악의 분기 성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값은 이란전쟁 발발 이후 20% 이상 하락했다. 전쟁 여파로 일부 국가들이 자국 통화 방어를 위해 금 보유량을 처분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12일로 에정된 스페이스X의 초대형 IPO를 비롯해 향후 앤스로픽, 오픈AI 등의 상장 계획도 금 시장 자금을 흡수하고 있다. 영국 투자은행 팬뮤어 리베룸의 톰 프라이스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새로운 성장 스토리를 찾아 이동하고 있다”며 “지금 시장의 ‘다음 빅 이벤트’는 스페이스X”라고 설명했했다.
실제로 금 상장지수펀드(ETF)에서는 자금 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올해 3~5월 금 ETF에서는 총 55톤의 순 유출이 발생했다. 이는 9개월 연속 이어졌던 자금 유입 흐름이 반전된 것이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금값을 끌어올렸던 투기성 자금도 대거 이탈했다. 스위스계 자산운용사 UBP의 피터 킨셀라 투자서비스 책임자는 “투자자들이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는 과정에서 다른 자산 손실을 메우기 위해 금을 팔고 있다”며 “위험 회피 움직임은 결국 금 매도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진 것도 금값 하락을 부추겼다. 유가 급등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시장은 기존 연내 두 차레 금리 인하 전망을 접고, 오히려 0.25%포인트 인상을 점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자가 붙지 않는 금의 투자 매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다만 각국 중앙은행은 여전히 금을 순매수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최근 보고서에서 금이 지난해 말 기준 미국 국채를 제치고 세계 최대 준비자산으로 올라섰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는 금값 약세가 이어질 수 있지만, 중앙은행 수요가 하방을 지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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