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욕하더니 결국 태극기 들었다”…역대급 태세전환, 다시 모인 ‘붉은악마’ [월드컵]
평일 오전 붉은 물결…월드컵이 다시 불러낸 거리 응원
비판과 거리두기 속에서도…결국 광장에 모인 ‘대한민국’ 함성

한국 대표팀의 조별리그 첫 경기가 열린 12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과 여의도는 물론 부산, 대구, 광주 등 전국 주요 응원 거점은 다시 붉은 물결로 뒤덮였다. 평일 오전 11시라는 이례적인 경기 시간에도 수많은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직장인들은 연차와 반차를 냈고, 대학생들은 강의실 대신 광장을 찾았다. 태극기가 펄럭였고 “대한민국”을 외치는 함성은 도심을 가득 메웠다.
월드컵은 그렇게 다시 사람들을 광장으로 불러냈다.
광화문광장에 나온 시민들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대한축구협회를 둘러싼 논란을 보면서 솔직히 화도 많이 났고 청문회도 챙겨봤다”면서도 “손흥민을 비롯한 선수들이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뛰는 걸 외면하기는 쉽지 않다. 월드컵은 또 월드컵만의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체코와의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두며 대회 첫 승을 신고했다. 후반 세트피스 상황에서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지만 황인범이 자신의 월드컵 본선 첫 골을 터뜨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후반 35분 오현규가 결승골을 꽂아 넣으며 승부를 뒤집었다.
선제 실점 이후에도 한국은 흔들리지 않았다. 경기 막판까지 공세를 이어가며 역전승을 완성했고, 홍명보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역전승을 만들어냈다”며 선수들의 투지를 높이 평가했다. 월드컵 첫 경기에서 거둔 값진 승리인 만큼 팀 전체에도 큰 자신감을 안겨준 결과였다.
월드컵 데뷔 무대에서 결승골의 주인공이 된 오현규는 “월드컵에 뛰는 것만으로도 감격스러운데 골까지 넣어 승리할 수 있어 스트라이커로서 다행이고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경기 종료 휘슬과 함께 광화문광장을 비롯한 전국 응원 현장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시민들은 서로를 끌어안고 태극기를 흔들며 월드컵 첫 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권준영 기자 kjykj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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