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지도부, ‘텃밭’ 광주에서도 볼썽사나운 ‘계파 싸움’만

광주일보 2026. 6. 12.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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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전남도 구체적 지원 요구에 “노력하겠다” 원론적 답변
6·3 지선 패배 책임론·당원 1인 1표제 둘러싸고 내홍 격화
12일 광주시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광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청래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12일 광주에서 6·3 지방선거 이후 첫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었지만 7월 1일 출범을 앞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대한 구체적 지원 방안은 끝내 제시되지 않았다.

민주당 지도부는 지역현안 논의에서 벗어나 당원 1인 1표제와 차기 지도부 선거를 둘러싼 계파 갈등을 거듭 노출했다.

민주당은 이날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정청래 당대표 주재로 제290차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했다.

통합특별시 출범을 코앞에 두고 당 차원의 후속 지원을 가시화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정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정부가 매년 5조원씩 4년간 총 20조원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며 과감한 재정 인센티브에 당의 역량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또 호남이 올해 역대 최대 24조원의 예산을 확보했다는 점과 광주송정∼목포 구간 KTX 속도개선사업, 5·18 적십자사 리모델링, 옛 묘역 조성, 5·18 기념회관 건립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언급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 미래 산업 기반 구축,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약속하며 통합특별시 출범을 “5극 3특 균형발전 체제의 첫 실현”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지역 당선인과 시·도당위원장이 내놓은 현안 요구는 원론 답변에 머물렀다.

민 당선인은 “법적 뒷받침과 재정 지원의 구체화·제도화, 특히 대기업 투자가 원만히 이뤄지도록 당 차원의 본격 지원을 정중히 요청한다”며 “당선된 그날부터 제대로 잠을 자지 못했을 만큼 책임이 무겁다”고 밝혔다.

양부남 광주시당위원장은 통합특별시 안착에 필요한 개정안 입법 지원과 함께 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도체 후공정 공장의 비수도권 이설 현실화, 광주 군 공항 이전, 마륵동 탄약고 이전사업에 대한 당의 적극적 뒷받침을 요청했다.

김원이 전남도당위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약속한 연 5조원·4년 20조원 재정지원, 중앙정부 권한 이양, 공공기관 우선·집중 이전, 대기업 유치 지원 등 네 가지 약속의 실질적 이행을 강조했다.

하지만, 지도부는 “당이 든든히 뒷받침하겠다”는 선언적 수준의 답변을 내놓았다.

통합특별시 출범까지 19일이 남은 시점이지만 재정·입법·기업유치 핵심 현안의 시간표나 실행계획은 이날 회의에서 공개되지 않았다.

오히려 회의는 6·3 지방선거 평가와 차기 전당대회를 둘러싼 계파 갈등을 드러내는 자리가 됐다.

황명선 최고위원은 “6·3 지방선거는 승리하지 못했다. 사실상 실패했다”며 “이길 수 있는 곳, 져서는 안 되는 곳에서 당대표를 포함한 지도부 모두가 부족했다”고 지도부 책임론을 정면 제기했다.

황 최고위원은 이어 “다음 지도부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으며 연임도 않겠다”며 지도부의 거취 결단을 우회 압박했다.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선거 결과에 대한 당의 뼈저린 반성과 성찰을 강하게 주문했다.

당원 1인 1표제를 둘러싼 노선 갈등도 표면화됐다.

이성윤 최고위원은 “6·3 지방선거 후 1인 1표제를 흔드는 세력이 있다”며 “일반 민심과 괴리가 있다거나 당원 연령 편중을 이유로 제도를 공격하는 주장은 결코 묵과할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문정복 최고위원도 “선거 결과를 이유로 당을 흔들고 당원의 선택보다 앞서 당의 방향을 정하려는 말과 행동은 민주당답지 않다”고 가세했다.

문 최고위원은 특히 “대통령 순방 중 국정을 대리하는 책임자가 이틀 연속 당선자 워크숍에서 축사하고 사진 찍는 일이 시급한 업무는 아니다”라며 김민석 국무총리를 겨냥한 듯한 발언을 내놓아, 차기 당권 경쟁 구도가 회의 발언 곳곳에 깔렸다는 평가가 나왔다.

정 대표는 마무리 발언에서 “우리 안의 작은 차이가 상대 진영과의 차이보다 크겠느냐”며 “다른 것을 틀린 것으로 몰아붙여서는 안 된다”고 화합을 호소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통합특별시 출범이 코앞인데 정작 회의장에는 차기 전당대회 기류만 감지됐다”며 “광주·전남이 던진 사안에 대한 구체 답변이 빠진 점은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글·사진=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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