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과 교체 11분만에 ‘쾅’…오현규, 꿈의 데뷔골 쐈다

한기호 2026. 6. 12.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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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멕시코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1차전 한국과 체코의 경기. 한국 오현규가 후반 팀의 두 번째 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4년 전 등번호 없는 유니폼을 입고 벤치 밖에서 선배들의 경기를 지켜봐야 했던 ‘예비 선수’ 오현규(25·베식타시)가 마침내 꿈의 무대에서 자신의 가치를 완벽히 증명했다.

오현규는 12일(한국시간) 멕시코 할리스코주의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체코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1-1로 맞선 후반 35분 극적인 역전 결승골을 터뜨리며 한국 대표팀에 2-1 승리를 안겼다. 본인의 생애 첫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작렬한 데뷔골이다.

이날 후반 24분 ‘캡틴’ 손흥민과 교체되어 그라운드를 밟은 오현규는 투입된 지 불과 11분 만에 체코의 골망을 흔들었다.

미드필더 백승호의 날카로운 논스톱 패스를 받은 황인범이 측면에서 빠른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오현규가 대포알 같은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하며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오현규는 2022년 카타르 대회 당시 정식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한 채 예비 선수로 대표팀과 동행했다. 당시 그는 대표팀 간판 스트라이커의 상징인 등번호 ‘18번’을 달고 월드컵을 누비겠다는 목표를 다지며 훗날을 기약한 바 있다. 한국 축구에서 18번은 황선홍, 조재진, 이동국 등 시대를 풍미한 최전방 공격수들이 이어온 영광의 등번호다.

카타르 대회 이후 오현규는 유럽 무대에 진출하며 한층 단단한 스트라이커로 성장했다. 특히 올해 2월 벨기에 헹크를 떠나 튀르키예 명문 베식타시로 둥지를 튼 이후 공식전에서 8골 2도움을 올리는 등 절정의 골 감각을 과시하며 홍명보호의 최종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오현규는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일단 뭐라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라며 잠시 울컥하더니 “오늘 사실 경기 전에 몸이 너무 안 좋았다. 열이 38도까지 오르면서 오늘 뛸 수 있을까 생각을 많이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고는 “여기 계신 모든 스태프, 닥터 선생님들이 보살펴주셔서 뛸 수 있었다. 골도 넣을 수 있었다”고 감사 인사를 했다.

오현규는 이어 “월드컵을 뛰는 거만으로도 감격스럽고 감사한 일”이라면서 “감독님이 기회를 주셔서 골도 넣고 승리해서 스트라이커로서 다행이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국은 이제 오는 19일 같은 장소에서 개최국 멕시코와 2차전을 치른다.

오현규는 “오늘 승리의 좋은 기운대로, 그리고 겸손하게, 멕시코 홈이니 상대 분석을 잘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100%, 그 이상 쏟아내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다.

한기호 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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