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0만 노동자 외면했다”…민주노총, 최저임금위 부결 규탄 [세상&]

정주원 2026. 6. 12.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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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급노동자 최저임금 적용안 부결 반발
“특고·플랫폼 노동자 생존권 짓밟아”
12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열린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 최저임금 별도 적용안 부결 규탄’ 기자회견의 모습. [민주노총 제공]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최저임금위원회의 도급노동자 최저임금 별도 적용안 부결과 관련해 이재명 정부와 최저임금위원회를 강하게 규탄했다. 민주노총은 정부가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 최저보수제 도입 방안을 조속히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12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임금위원회가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들의 절박한 요구를 외면했다”고 밝혔다.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는 배달 기사처럼 법적으로 개인사업자로 분류돼 현행 최저임금법 적용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노동계는 이들에 대해서도 최저임금을 보장할 수 있는 별도 기준 마련을 요구해 왔다.

앞서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1일 열린 제5차 전원회의에서 도급노동자 최저임금 별도 적용 여부를 표결에 부쳐 찬성 11표, 반대 15표, 무효 1표로 부결했다. 노동계가 양보안으로 제시한 ‘도급노동자 최저임금 전문위원회 설치’ 방안도 함께 부결됐다.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양극화가 심해지는 상황에서 최저임금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870만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들의 간절한 염원이 차갑게 짓밟혔다”며 “최저임금위원회는 역사적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명백한 법적 근거와 노동부 실태조사를 비롯한 수많은 판례가 있음에도 사용자위원들은 본질을 흐렸고 공익위원들은 노사 합의 관행 뒤에 숨어 방관했다”며 “특고·플랫폼 노동자들의 빼앗긴 권리에 대해 이재명 정부가 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고용노동부의 소극적 대응도 문제 삼았다. 박정훈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이번 사태는 ‘부실 심의 최임위, 용역 발주처 노동부, 대책 없는 정부’로 정리할 수 있다”며 “고용노동부는 심의에 필요한 자료조차 제출하지 않고 연구용역 발주에만 머물렀다”고 지적했다.

플랫폼 노동자들은 최저임금 사각지대의 현실을 호소했다.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지부장은 “배달 플랫폼 기업들은 라이더의 안전과 소득 보장을 위한다며 정책을 바꾸지만 실제로는 노동 강도를 높이고 있다”며 “정부 역시 국정과제라고 하면서도 졸속으로 논의를 끝냈다”고 비판했다.

이창배 전국대리운전노조 위원장은 “대리운전 노동자의 월수입은 89만원 수준이지만 카카오모빌리티 영업이익은 3년 새 3배 이상 증가했다”며 “27만 대리운전 노동자들이 최저임금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의 책임은 정부에 있다”고 주장했다.

정난숙 전국학습지산업노조 위원장은 “국제노동기구(ILO)도 플랫폼 노동자에게 최저임금 미달 보수를 지급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며 “이번 결정은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를 법과 제도의 사각지대에 방치하겠다는 선언”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향후 투쟁 계획도 예고했다. 오는 16일 세종시 고용노동부 앞 규탄 결의대회, 27일 최저임금 인상 쟁취 결의대회, 다음 달 15일 총파업 등을 통해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의 최저임금 보장과 관련 법 개정을 요구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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