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범의 힘으로 누른 체코…응원전도, 승부도 이겼다[여기는 과달라하라]

황민국 기자 2026. 6. 12.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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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멕시코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1차전 한국과 체코의 경기. 후반 한국 황인범이 동점골을 넣은 뒤 손흥민과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명보호가 체코를 상대로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운명의 첫 경기를 치른 12일. 관중석에선 “대~한민국”과 “꼬레아”가 번갈아 울려 퍼졌다. 관중석을 붉게 물들인 붉은 악마와 녹빛 유니폼을 입은 멕시코인들의 합작품이었다.

경기 초반만 해도 “꼬레아” “체키아”를 비슷하게 나왔지만, 한국이 공격을 주도하자 점점 한 쪽으로 기울었다. 한국 유니폼을 입거나 뺨에 태극기 페이스 페인팅을 한 멕시코인들이 관중석을 박차고 일어나는 파도타기의 물결까지 주도하면서 과달라하라는 마치 안방처럼 느껴졌다.

응원이 힘이 선수들에 힘을 불어넣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2일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체코와 1차전에서 황인범(페예노르트)과 오현규(베식타시)의 연속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공동 개최국인 멕시코(승점 3)에 골득실에서 1골 부족한 2위로 올라섰다.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준비한 전술이 잘 맞아 떨어졌다.

이날 체코는 예상대로 장신군단으로 선발을 꾸렸다. 측면 수비수인 블라디미르 초우팔과 공격형 미드필더 파벨 슐츠 두 선수만 170㎝대의 작은 선수일 뿐 나머지는 190㎝을 넘거나 근접하는 큰 선수이 출전했다.

주전 선수들의 평균 신장만 188㎝. 한국(182㎝)과 비교하면 큰 차이였다.

그러나 그 차이가 오히려 한국이 공격을 풀어가는 돌파구였다. 상대의 느린 발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면서 조금씩 공세에 박차를 가했다.

오현규 | 연합뉴스

선봉장으로 나선 손흥민(LAFC)이 공을 잡을 때마다 상대 수비가 흔들렸다. 득점을 기대할 만한 찬스를 놓친 게 아쉬웠다.

손흥민은 전반 39분 역습 찬스에서 왼발슛이 골대 옆을 스쳐갔고, 전반 45분에는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찬스를 잡았지만 미끄러지며 슈팅 기회를 놓쳤다. 손흥민은 후반 11분 이재성(마인츠)의 침투 패스에 이은 슈팅까지 골키퍼에게 가로 막혔다.

득점 찬스를 살리지 못하니 위기가 찾아왔다. 21세기의 또 다른 대세로 떠오른 롱스로인이 문제였다. 후반 14분 오른쪽 측면에서 날라온 롱스로인을 놓친 사이 체코의 ‘캡틴’ 라디슬라프 크레이치(울버햄프턴)에게 선제 헤더골을 내줬다.

황인범이 수렁에 빠질 뻔한 위기의 해결사였다. 황인범은 후반 22분 후방에서 연결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롱패스를 잡아챈 뒤 골키퍼를 속이는 로빙슛으로 골문을 갈랐다. 느릿한 포물선을 그린 공이 떨어지면서 승부는 원점이 됐다. 크레이치가 마지막까지 걷어내려고 노력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황인범은 후반 35분 추가골까지 도왔다. 황인범은 오른쪽 측면까지 달려든 뒤 골문을 향해 쇄도한 오현규에게 날카로운 크로스를 배달했다. 손흥민 대신 교체 투입된 오현규는 강렬한 왼발슛으로 골키퍼의 손까지 밀어내면서 결승골을 책임졌다. 4년 전 카타르 월드컵에서 등번호 없는 예비 선수였던 오현규가 꿈꾸던 첫 득점이자 한국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한국은 김승규가 체코의 반격을 막아내는 두 차례 선방쇼까지 벌이면서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과달라하라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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