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못 막는 제도… 누가 만들었나 [층간소음 미제➂]
층간소음 공포와 미제 3편
2005년 성능인정제 도입
다만 인정 기준은 두가지
실질 성능만 보면 되는데
표준바닥구조엔 시험 면제
결국 성능기준 미달 수두룩
표준바닥 집착한 국토부 탓
# 우리는 월간탐구생활 '층간소음 공포와 미제 1~2편'을 통해 층간소음 관련 규정의 맹점들을 짚었다. 이런저런 빈틈 때문에 건설사에 성실 시공을 강제해야 할 규정이 되레 인센티브의 근거로 전락했다는 병폐를 꼬집으면서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가 관련 규정을 위반한 건설사를 처벌하는 데 소극적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 그렇다면 이쯤에서 궁금해지는 게 있다. 층간소음 규정이 대체 어디서부터 꼬였냐는 점이다. 이번엔 그 내용을 살펴보려 한다. '층간소음 공포와 미제 3편'이다.
☞ 월간탐구생활_층간소음 공포와 未濟
1편 층간소음은 왜 사라지지 않는 소음 됐나
2편 소음인데 소음 아니란 '층간소음' 기준들
3편 층간소음 못 막는 제도 누가 만들었나
![층간소음 저감을 위한 국토교통부의 노력에 진정성이 있었는지 의심스럽다.[사진|연합뉴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12/thescoop1/20260612125344214mpho.jpg)
2013년엔 다시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 바닥(콘크리트 슬래브) 두께 기준을 상향 조정하고, 바닥충격음 차단성능 기준도 충족하도록 의무화했다.[※참고: 2005년부터 2013년까지 바닥충격음 차단 방법은 두가지였다.
하나는 바닥(콘크리트 슬래브)에 특정한 완충재와 마감재를 넣어 일정한 두께의 '표준바닥구조(이 경우 성능시험 면제)'를 만드는 방법이다. 다른 하나는 성능인정제라는 틀 안에서 실질적으로 바닥충격음 차단성능 기준을 충족하는 방법이다. 둘 다 2005년에 도입했는데, 두가지를 합쳐서 모든 조건을 충족하도록 한 게 2013년의 개정이다. 얼핏 합당한 조치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매우 이상한 조치다. 이유는 후술했다.]
이것도 모자라 2022년엔 바닥충격음 차단성능 데시벨 기준을 강화했고, 사후확인제까지 도입했다. 사후확인제는 준공 직전에 실제 표본에 기준치를 충족하는지 성능을 확인하는 거다. 2019년 감사원이 '아파트 층간소음 저감제도 운영실태' 보고서를 통해 성능인정제의 허점을 지적한 후 도입했다.
감사원은 성능인정제 적용 후 지은 아파트 191세대의 바닥충격음을 측정했는데, 184세대(96.3%)가 사전 인정받은 성능등급보다 낮았다. 특히 114세대(59.7%)는 최소 기준(경량충격음 58㏈ 이하ㆍ중량충격음 50㏈ 이하)조차 충족하지 못했다.
당시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기준에 미달할 경우 준공 승인을 내주지 않겠다"며 엄포를 놓기도 했다.[※참고: 경량충격음은 가볍고 딱딱한 충격에 의한 소리, 중량충격음은 무겁고 부드러운 충격에 의한 소리다. 층간소음 갈등은 주로 중량충격음 때문에 일어난다.]
문제는 이런 노력에도 여전히 바닥충격음을 충족하지 못한 아파트들이 지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2025년 9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국토부를 통해 사후확인제 도입 후에 지은 아파트 단지의 바닥충격음 성능등급을 검사한 결과를 받아보니 19개 단지 중 6개 단지(31.6%)에서 기준치에 미달한다는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한 경실련은 "특히 6개 단지 중 4개 단지만 보완시공을 했고, 나머지는 기준 미달인 채로 준공을 완료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내세운 제도적 장치가 실제로는 시공 품질을 담보하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사진|뉴시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12/thescoop1/20260612125345493mljh.jpg)
권익위 의견을 받아들였다면 '주택건설기준규정에 따른 바닥충격음 차단성능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하자로 판정'하면 될 일인데, 국토부는 '바닥구조가 설계도서와 다르게 시공하면 하자로 본다'는 식으로 말을 꼬아놨다. 이를 풀어보면, 설계도서에 따라 만들었으면 바닥충격음 차단성능 등급 최저 기준에 미달하더라도 하자가 아니라는 말이나 다름없다.
■ 의문① 표준바닥구조의 정체 =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의문이 생긴다. 국토부가 금과옥조처럼 여기는 그 '설계도서 상의 바닥구조'가 대체 무엇이길래 이렇게 일을 어렵게 꼬아놓느냐는 점이다.
쉽게 풀어보자. 건설사는 바닥충격음 차단성능을 만족하는 시공을 해야 하는데 방법은 두가지다(2005~2013년 시행). 하나는 바닥에 특정한 완충재와 마감재를 넣어서 일정한 두께를 충족하면 성능시험을 거치지 않아도 바닥충격음 차단 성능을 인정받을 수 있다. 이게 바로 표준바닥구조다. 다른 하나는 까다로운 성능시험을 거쳐 바닥충격음 차단성능을 충족하는 방법이다(성능인정제).
이쯤에서 질문 하나. 여러분이 건설사 사장이라면 어떤 걸 선택할 텐가.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전자를 선택할 거다. 표준바닥구조를 선택했을 때 성능시험이 면제되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그랬다.
2013년 2월엔 "지난 5년간 전국 아파트 10채 중 8채는 실측 없이 국토부 규정을 교묘히 활용해 층간소음 통과 판정을 받았다"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다.[※참고: 사실 바닥충격음 차단성능을 만족시켜야 하는 법적(주택건설기준규정) 주체는 시행사다. 시행사가 시공사에 정확한 지시를 내려주면 시공사가 시공하는 구조다. 이는 바닥충격음 차단성능 개선을 막는 또다른 맹점이다.]
당시 국토부는 이렇게 해명했다. "표준바닥은 층간소음과 관계없이 바닥 두께를 일정 수준 이상(벽식 210㎜ㆍ무량판 180㎜ㆍ기둥식 150㎜ 이상)으로 시공하는 바닥구조다. 표준바닥은 인정바닥(성능인정제)에 비해 슬래브(바닥) 두께가 두꺼워 층간소음 만족도가 높다. 그래서 제도를 도입할 때부터 별도의 층간소음 인정시험을 거치지 않도록 했다. 국토부 규정을 교묘히 활용해 층간소음 통과판정을 받았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12/thescoop1/20260612125346780oqpg.jpg)
그러던 2002년에 연구개발 용역 하나를 발주했다. '공동주택 바닥충격음 완화를 위한 표준바닥구조의 설계, 시공기술 및 활용방안 연구'라는 내용의 용역이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주관했고, 전남대ㆍ목포대ㆍ대우건설ㆍ삼성물산 등이 협동연구기관으로 참여했다.
목적은 "슬래브(바닥면) 두께 변화, 완충재, 최종마감재의 변화를 통해 법적 기준을 만족하는 바닥구조를 제시"하는 거였다. 이를테면 바닥충격음 차단성능을 만족할 수 있는 표준화한 구조를 만들어 시장에 공급하면 층간소음 문제를 한방에 해결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거였다.
연구 결과는 어땠을까.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슬래브 두께를 늘렸을 때, 경량충격음은 확실하게 줄었고, 중량충격음은 아주 미세하게 줄었다. 대신 완충재와 마감재를 어떻게 쓰느냐가 중량충격음 저감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표준바닥구조'는 슬래브 두께를 올리고, 특정 완충재와 마감재를 넣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건교부는 이렇게 개념화한 '표준바닥구조'를 바닥충격음 차단성능 기준으로 만들고, '성능인정제'를 어떤 방식으로 현실화할 것인지를 논의하고 있던 규제개혁위원회(국무총리실 산하)에 의제로 올렸다.
논쟁이 없지 않았다. 2003년 2월께 열린 분과위원회에선 다음과 같은 의견을 내놨다. "표준바닥구조를 따를 경우, 부실시공 논란이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진다. 또한 성능(성능인정제)과 구조(표준바닥구조)로 기준을 나누면 일관성에도 문제가 생긴다. 따라서 성능 기준으로 일원화할 것을 권고한다." 표준바닥구조가 여러모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었다.
2003년 12월 발표된 1차 중간보고서에도 흠결이 나왔다. "벽식구조에선 음장특성(공진현상) 때문에 바닥판을 240㎜까지 늘려도 침실과 같은 작은 공간의 경우 현행기준(중량충격음 50㏈ 이하)을 충족하기 어렵다"는 거였다. 제도적으로도 기능적으로도 하자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는데도 표준바닥구조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바닥충격음 차단성능의 한 방법으로 정해졌다.
![건설사들은 바닥충격음 차단성능을 여전히 확보하지 못했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12/thescoop1/20260612125348042rikt.jpg)
[※참고: 국토부는 2013년 주택건설기준규정 개정 당시 이 문제 많은 표준바닥구조를 버리고, 성능인정제를 통해 성능 중심의 기준을 세울 기회가 있었다. 그런데 2013년 개정에선 구조(표준바닥구조)와 성능(성능인정제)을 모두 충족하도록 의무화했다. 앞서 2013년의 개정이 이상하다고 지적했던 이유다.]
그렇다면 "표준바닥은 인정바닥(성능인정제)에 비해 슬래브 두께가 높아 층간소음 만족도가 높다"는 국토부의 설명처럼 층간소음은 줄어들었을까. 당연히 그렇지 않았다. 2019년 감사원 감사결과나 2025년 경실련의 발표 등을 봐도 알 수 있다. 심지어 감사원 감사결과 발표 이후 국토부도 이를 인정했다. 그런데도 이상한 건 국토부가 표준바닥구조를 계속 유지했다는 점이다. 왜 그랬던 걸까. 이 이야기는 '층간소음 공포와 미제 4편'에서 다뤄볼 예정이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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