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시간 앞당긴 치킨집 가보니…“점심은 이제 응원모드” [르포]
영업시간 앞당기고 할인전까지…월드컵 수요 잡기 총력

[헤럴드경제=박연수 기자] “매장 손님도 있어서 1시간 정도 걸릴 것 같아요. 매장 예약이 꽉 찼습니다.”
2026 FIFA 월드컵 대한민국의 첫 경기가 열리는 12일 오전 10시께 찾은 서울 강남구 bhc 삼성역점. 평소 주문이 뜸한 시간대임에도 이날은 주문 알람소리와 전화벨이 끊이지 않았다. 매장 오픈 10분 만에 영수증 15개가 붙었다. 8마리 이상 주문하는 대량 주문도 있었다. 주방에서는 정신없이 치킨을 튀기고 소스를 만들었다. 주문까지 1시간이 소요됐다.
경기를 30분 앞두고부터는 홀에도 손님들이 들이닥쳤다. 하지만 단체 예약이 이미 차버려 매장을 이용하지 못하고 돌아간 손님도 있었다. 매장 관계자는 “평소 주문량의 10배가량 된다”며 “2명이 출근하는 시간이지만 4명으로 인력도 늘렸다”고 말했다.
경기 시작 시간인 11시가 다가오자 매장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매장을 찾은 강남 직장인 최모(31) 씨는 “축구 경기와 함께 치킨을 먹고 싶어서 예약했다”며 “직장 동료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다”고 했다. 연차를 내고 매장을 찾은 정세호(48) 씨는 “근처 매장들도 자리가 꽉 차서 어렵게 들어왔다”며 “올해는 월드컵 분위기를 느끼기 힘들었는데 이렇게 매장에 나오니 분위기가 난다”고 말했다. 실제 인근 치킨·호프집 등 경기를 보여주는 매장은 모두 만석이었다.
치킨 업계가 느끼는 이번 월드컵 기대감은 과거와 사뭇 달랐다. 저녁과 심야 시간대 경기로 특수를 누렸던 과거와 달리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 한국 경기는 오전에 진행되면서다. 다만 월드컵 수요를 놓치지 않기 위해 영업시간을 조정하며 공략에 나섰다.
bhc는 삼성점·선릉역점·구의역점·서초교대점·북위례점 등 9개 직영점의 영업 시작 시간을 경기 시작 1시간 전으로 앞당겼다. BBQ는 한국 대표팀 경기가 있는 날 앱을 통한 주문 시간을 오전 8시로 변경했다. 교촌치킨 가맹점도 점주 자율에 따라 영업 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
치킨업계가 월드컵에 거는 기대가 큰 이유는 과거 대회에서 확인한 특수 효과 때문이다. bhc에 따르면 2022년 카타르 월드컵 한국과 우루과이전 당일 가맹점 매출은 전월 동일 대비 200% 증가했다. 전주·전년 동일 대비해서도 각각 130%·140% 늘었다. BBQ 매출은 전월 대비 170% 증가했으며 자사 앱 접속자가 예상치의 약 두 배까지 몰리면서 일시적으로 시스템 속도가 느려지기도 했다. 첫 경기 당일 교촌치킨 가맹점 매출도 전주 대비 약 110% 늘었다.
한 치킨업계 관계자는 “이번 대회는 경기 시간이 과거 월드컵만큼 유리하지 않아 분위기가 다소 차분한 편”이라면서도 “점심 응원 문화가 새롭게 형성될 수 있고 저녁 시간대 재방송이나 하이라이트 시청을 위해 모이는 수요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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