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명조끼 안 입으면 10명 중 9명 숨졌다”…내달부터 어선원 착용 전면 의무화
최근 3년 사망자 110명 중 97명 구명조끼 미착용…“구명조끼는 생명조끼”

부산=이승륜 기자
“구명조끼 생명조끼.”
다음달 1일부터 어선 승선 인원수와 관계없이 모든 어선원이 외부에 노출된 갑판에 있을 경우 반드시 구명조끼를 착용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선원과 선장 모두 최대 300만 원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남해지방해양경찰청은 개정 어선안전조업법 시행에 맞춰 강화된 구명조끼 착용 의무와 단속 규정을 집중 홍보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해경은 지역 수협과 어업인 단체 등과 협력해 ‘구명조끼 생명조끼’를 공식 슬로건으로 내걸고 대대적인 안전문화 확산 캠페인도 추진할 계획이다.
현행 법령은 어선 승선자가 외부 갑판에서 구명조끼를 착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선장에게는 이를 관리·감독할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위반 시 1차 90만 원, 2차 150만 원, 3차 3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과태료는 선원뿐 아니라 선장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국내 어선에 승선한 외국인 선원 역시 예외 없이 같은 규정을 적용받는다.
해경은 단순히 구명조끼를 착용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강조한다. 목걸이형 구명조끼는 버클을 확실히 채운 뒤 몸에 밀착되도록 조여야 하며, 비상 시 작동 끈을 즉시 당겨 팽창시켜야 한다. 필요하면 직접 공기를 주입해 부력을 보충할 수도 있다. 허리벨트형 역시 허리에 정확히 착용한 뒤 버클을 체결하고 조절장치로 몸에 밀착시켜야 제 기능을 발휘한다.
평소 관리 상태도 중요하다. 직사광선에 장시간 노출하거나 묶어 보관하면 성능이 저하될 수 있고, 가스 실린더 작동 여부도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 방치된 구명조끼는 정작 위급한 순간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통계는 구명조끼 착용의 중요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남해해경청이 최근 3년간 관내 해상 사망사고를 분석한 결과 사망자 110명 가운데 97명(88%)이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선박사고 사망자 31명 중 미착용자는 28명(90%), 연안사고 사망자 79명 중 미착용자는 69명(87%)에 달했다. 사실상 바다에서 숨진 10명 중 9명 가까이가 구명조끼 없이 사고를 당한 셈이다.
반대로 구명조끼가 생명을 구한 사례도 있다. 지난 2월 28일 부산 기장군 대변항 인근 해상에서는 카약을 타던 동호회원 4명이 체력 고갈로 표류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구조 요청자 전원이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었고, 해경 구조함정이 도착할 때까지 안전하게 버틴 덕분에 모두 무사히 구조됐다.
해양경찰 관계자는 “구명조끼 착용 여부가 결국 생과 사를 가르는 절대적인 요인임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남해해경청은 올해 초부터 ‘구명조끼 착용 생활화’ 캠페인을 지속 추진하고 있다. 어업인뿐 아니라 낚시객과 레저객 등을 대상으로 디지털 미디어를 활용한 맞춤형 홍보를 진행 중이다.
또 지난 4월 벡스코에서 열린 ‘2026 부산국제보트쇼’와 지난달 영화의전당에서 개최된 ‘제53회 부산 어린이날 큰잔치’에서는 해양경찰 체험부스를 운영하며 구명조끼 착용 체험 등 현장 홍보활동을 펼쳤다.
하만식 남해지방해양경찰청장은 “바다에서 구명조끼는 곧 생명과 직결된다”며 “다음달 1일부터 시행되는 어선 구명조끼 착용 의무화는 어업인 스스로 생명을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안전장치인 만큼 반드시 착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승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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