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음악저작권협회 “AI로만 만든 노래, 저작권 인정 않을 것”

홍석재 기자 2026. 6. 12.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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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4년 일본 성우 나카오 류세가 ‘노 모어(No more) 무단 생성 에이아이(AI)’이란 제목의 유튜브 영상에서 인공지능을 이용한 목소리 무단 복제의 부당함을 지적하고 있다. 유튜브 영상 갈무리

일본음악저작권협회(JASRAC·음저협)가 인공지능(AI)의 힘으로만 만들어진 노래의 저작권을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12일 일본음저협은 누리집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한 음악 가운데 인간의 창작적 기여가 인정되는 것만을 협회 관리 대상으로 하고 있다”며 “단순한 지시를 통해 인공지능이 생성한 가사나 곡처럼 인간의 창작적 기여가 인정되지 않는 작품은 관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일본음저협은 저작권을 가지려는 ‘사람’이 인공지능을 활용한 부분 외에 직접 창작에 기여한 부분을 입증할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협회에 노래를 등록할 때 제출하는 ‘작품 신고서’에 노래 창작에 직접 기여한 부분을 설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일본음저협은 가사와 곡으로 이뤄진 노래에서 한쪽에만 인공지능의 힘을 빌렸을 경우, 인간이 만든 부분만 저작권 관리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이는 일본 정부가 발표한 ‘인공지능과 저작권에 관한 견해’와도 방향을 같이 한다. 앞서 일본 문화청은 지난 2024년 인공지능 활용 저작물과 관련해 “인공지능 자체가 법인격을 갖지 않으므로, 인공지능을 활용한 저작물은 창작한 사람이 저작자가 된다”면서 “(인공지능을 활용한) 저작물의 일부에 대해 ‘저작성’이 부정돼도 인간이 창작한 부분까지 그런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일본음저협은 음악계에도 인공지능 활용이 확산하면서 기존 창작물의 ‘복제’로 인간 창작물 가치 훼손을 우려해왔다. 실제 일본음저협은 지난 2023년 ‘생성형 인공지능과 저작권 문제에 관한 기본 견해’를 통해 “인공지능 생성물이 저작물을 대체해 대량 유통되면 창작의 순환이 파괴돼 문화예술의 지속적 발전을 저해할 것”이라는 입장을 낸 바 있다. 이에 대해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자동 생성된 가사나 곡이 인터넷상에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 따른 조처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일본 문화·예술 분야에선 인공지능을 이용한 무분별한 복제 행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져 왔다. 지난 2024년께부터 유명 성우들의 목소리를 인공지능으로 만들어낸 뒤, 허락 없이 인터넷상에서 쓰는 일이 대표적이다. 앞서 일본 유명 성우들은 ‘노 모어(No more) 무단 생성 에이아이(AI)’이란 유튜브 동영상에 출연해 “성우의 목소리는 단순한 음성이 아니며 개성과 직업으로서의 기술이자 오랜 기간 노력을 쌓아 만든 재산”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 ‘드래곤볼’에서 손고쿠(손오공)의 숙적 ‘프리저’ 역 성우로 잘 알려진 나카오 류세는 “배우가 얼굴과 연기를 무기로 삼는 것처럼 성우들은 목소리로 캐릭터를 연기한다”며 “성우의 목소리가 다른 사람이나 생성형 인공지능에 의해 무단으로 쓰이는 건, 성우의 노력을 부당하게 짓밟고 직업적 가치를 손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애니 ‘귀멸의 칼날’에서 무잔 역을 맡았던 세키 도시히코도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멋진 목소리 만드는 걸 해보고 싶을 수 있지만, 성우들은 목소리 저작권을 인정받지 못하는 게 지금의 현실”이라고 우려했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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