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웹툰' 영어 번역해 불법 유통 베트남인 2인, 국제공조로 검거

장병호 2026. 6. 12.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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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베트남 공안부 ·네이버웹툰 협력 첫 사례
불법사이트 3곳 폐쇄, 연간 피해액 2072억원 규모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정부와 민간기업, 베트남 수사당국의 국제 공조를 통해 국내 웹툰을 불법 유통해온 해외 사이트 3곳이 폐쇄되고 운영자들이 검거됐다. 업계는 이들 사이트로 인한 연간 피해 규모가 20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불법사이트 서비스 화면 및 사이트 폐쇄 현황. (사진=문체부)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는 베트남 공안부 산하 사이버보안첨단기술범죄예방국(A05)과의 공조 수사를 통해 불법 웹툰 사이트 ‘하리○○’, ‘만화○○’, ‘쿤○○’의 운영을 중단시키고 베트남 국적 피의자 2명을 적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수사 결과 이들은 2023년부터 사이트를 운영하며 국내 웹툰을 영어로 번역한 뒤 아시아와 북미, 유럽 등 세계 각국 이용자들에게 무단 제공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사이트 내 광고 등을 통해 수익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세 사이트를 통해 유통된 콘텐츠는 1만 4700여 건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약 70%가 국내 웹툰인 것으로 파악됐다. 연간 방문자는 약 11억 500만 명에 이르렀다. 업계는 이로 인한 피해액을 연간 2072억원 규모로 추산했다.

이번 사건은 정부와 민간기업, 해외 수사기관이 협력해 해외 거점 저작권 침해에 대응한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문체부와 한국저작권보호원은 네이버웹툰과 협력해 초기 단계부터 증거를 확보하고 운영자를 특정했다.

문체부는 지난해 6월 베트남 공안부와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등과 실무 협의를 시작한 데 이어 같은 해 9월 인터폴 국제공조수사 채널을 가동했다. 이어 11월에는 베트남 공안부와 저작권 보호 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운영자 관련 자료를 지속적으로 전달해왔다.

2026년 3월 한-베트남 국제공조 사건 수사회의. (사진=문체부)
베트남 당국은 올해 초부터 수사에 착수해 위법 행위를 확인했으며, 문체부와 민관 합동 대표단은 지난 3월 현지를 방문해 사건의 심각성과 협력 필요성을 설명했다. 이후 베트남 정부가 추진한 ‘지식재산권 특별단속 기간’을 계기로 수사가 속도를 냈고, 5월 중순 피의자 2명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다. 현재 서버는 모두 압수돼 사이트 운영이 완전히 중단된 상태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번 불법사이트 적발은 문체부 주도로 민간과의 협력과 국제 공조를 통해 이뤄낸 첫 성과”라며 “무엇보대 해외에서 현지인이 K웹툰을 영어로 번역해 세계를 대상으로 운영한 불법사이트를 현지에서 검거해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문체부와 베트남 공안부는 앞서 지난 2월에도 네이버웹툰,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월간 이용자 수가 1억 명에 달하는 불법 사이트 ‘코믹○○’ 운영자를 조사하고 사이트 폐쇄를 이끌어낸 바 있다.

피의자들은 현지에서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고 있다. 베트남 현지 법에 따르면 원화로 6000만원의 벌금 또는 3년 이하의 징역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공안부는 현재 피의자들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한 뒤 기소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문체부와 한국저작권보호원 베트남 사무소, 네이버웹툰은 저작권 인증 등 현지 사법 절차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협력할 계획이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이번 사건은 ‘K콘텐츠’의 해외 저작권 침해에 대응하기 위한 민관협력 및 국제공조의 성공적인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K콘텐츠 불법유통 대응을 위한 국제공조를 강화하고, 해외 저작권 보호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여 ‘K콘텐츠’가 전 세계에서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장병호 (solan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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