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열리고 유가 내리고”···항공업계, 하반기 격전 예고
국제유가 하락에 유류비 부담 완화···하반기 실적 반등 기대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올해 하반기 국내 항공업계의 관심이 중국 노선 확대에 집중되고 있다. 한국과 중국이 항공회담을 통해 양국 간 운수권을 대폭 늘리기로 합의하면서 항공사들의 신규 노선 확보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특히 인천~상하이 노선을 비롯해 베이징, 광저우 등 수요가 높은 핵심 노선 운수권이 확대되면서 항공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중국 노선은 무비자 정책 효과와 여행 수요 회복에 힘입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는 것은 물론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도 증가하면서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 수요가 동시에 확대되는 모습이다.
여기에 국제유가 하락이라는 추가 호재까지 기대되는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항공업계는 유가 상승과 공급 확대에 따른 운임 하락으로 수익성 악화를 겪었지만 최근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하반기에는 비용 부담이 완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유류할증료 인하에 따른 수요 확대 효과와 함께 항공사들의 수익성 개선 기대도 커지고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중국 운수권 확대와 유가 하락이 동시에 나타나는 만큼 하반기 실적 개선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다시 커지는 중국 하늘길···운수권 확보 경쟁 본격화
중국 노선은 최근 항공업계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국제선 중 하나로 꼽힌다. 한동안 회복 속도가 더뎠지만 양국 간 교류 확대와 무비자 정책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이용객 증가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이 같은 성장세에 맞춰 한국과 중국은 최근 항공회담을 통해 양국 운수권을 주 70회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한중 운수권 확대가 이뤄진 것은 지난 2019년 이후 약 7년 만이다.
이번 합의에서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인천공항발 핵심 노선 확대다. 인천~상하이 노선은 기존 주 56회에서 63회로 늘어났으며 인천~베이징 노선은 주 45회에서 52회, 인천~광저우 노선은 주 21회에서 28회로 각각 확대됐다.
특히 상하이는 중국 최대 경제도시이자 비즈니스 수요와 관광 수요가 모두 집중되는 지역이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높은 탑승률과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대표적인 황금 노선으로 평가받는다.
베이징 역시 정부 기관과 기업 수요가 풍부한 노선이며 광저우는 중국 남부 지역 경제 중심지로 꼽힌다. 이번 운수권 확대는 단순히 운항 횟수가 늘어나는 것을 넘어 항공사들의 수익성 확보와 직결되는 핵심 노선 경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항공업계에서는 운수권 배분 결과에 따라 하반기 시장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운수권은 한정된 자원인 만큼 어느 항공사가 추가 슬롯을 확보하느냐에 따라 시장 점유율 확대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4월에도 중국 노선 운수권이 일부 배분됐지만 지방공항 중심 노선이 대부분이었다.
반면 이번에는 인천공항 출발 노선이 중심이 된 만큼 항공사들의 관심이 훨씬 높은 상황이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우 최근 중국 노선 확대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일본 노선의 경쟁 심화와 동남아 노선 공급 증가로 수익성이 다소 낮아진 상황에서 중국 노선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여객뿐 아니라 화물 부문에서도 기회가 커지고 있다. 최근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성장으로 항공화물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양국은 화물 운수권도 확대하기로 했다. 국내 전체 공항과 중국 4대 화물 허브공항 간 운수권을 주 14회 늘리기로 하면서 여객뿐 아니라 화물 사업 확대 가능성도 높아졌다.
한 LCC 관계자는 "앞서 지난 4월에 열린 중국 운수권 배분 당시에도 대부분 LCC가 참여할 정도로 중국 노선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황"이라며 "이번에는 인천발이 포함됐기 때문에 경쟁이 더 치열할 것"이라고 전했다.
국토부는 중국 운수권에 대한 항공사들의 관심이 높은 만큼 올 하반기 중 운수권 배분 절차를 조속히 진행할 계획이다.
◇ 유가 하락에 비용 부담 완화···실적 반등 기대감
중국 운수권 확대와 함께 항공업계가 주목하는 또 다른 변수는 국제유가다.
항공사 비용 구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 중 하나가 항공유 비용이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수익성이 악화되고 반대로 유가가 하락하면 비용 부담이 줄어드는 구조다.
올해 상반기 항공업계는 유가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중동 지역 지정학적 긴장이 지속되면서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했고 항공유 가격 역시 상승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유류할증료가 사상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고, 항공사들은 여객 수요 유지를 위해 항공권 할인 폭을 확대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특히 LCC들은 대형항공사 대비 상대적으로 유가 변동에 민감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수익성 악화가 더욱 두드러졌다.

국제유가(서부텍사스유·WTI 기준)는 한때 배럴당 110달러를 웃돌았지만 최근에는 90달러 아래 수준까지 내려왔다. 지난 11일 기준 WTI는 배럴당 87.71달러수준까지 하락했다.
유가 안정세가 이어질 경우 항공사들의 비용 부담도 점차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유류할증료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6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전월대비 약 20% 인하됐으며 7월 국내선 유류할증료 역시 하향 조정됐다. 이에 따라 7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도 내려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유류할증료가 낮아질 경우 소비자 부담이 줄어들어 수요 확대를 기대할 수 있고 항공사 역시 과도한 운임 할인 경쟁에서 다소 벗어날 수 있게 된다.
업계에서는 중국 노선 확대에 따른 공급 증가와 유가 하락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가 동시에 나타날 경우 하반기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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