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수도권 대지진 사망자, 10년 내 절반 이하로 줄인다" [도쿄나우]

도쿄=최만수 2026. 6. 12.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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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경DB


일본 정부가 도쿄를 비롯한 수도권 일대를 강타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도 직하 지진'에 대비해 대대적인 방재 시스템 정비에 나섰다. 향후 10년 이내에 예상 사망자를 절반 이하로 줄이겠다는 강도 높은 감재(減災) 가이드라인이 핵심이다.

일본 정부는 12일 '수도 직하 지진 긴급대책 추진 기본계획'을 개정하고, 최대 1만8000명으로 추산되던 인명 피해 규모를 '절반 이하'로 억제하겠다는 목표를 전면에 내걸었다. 정부 차원의 기본계획 개정은 지난 2015년 이후 11년 만이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해 12월 정부가 발표한 새로운 피해 시뮬레이션을 바탕으로 수립됐다. 지진 발생 시 수도권에서만 약 40만 동의 건물이 전파되거나 화재로 소실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오면서, 기존의 '대체로 절반 감소'였던 목표치를 '절반 이상 감소'로 한 단계 상향하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정부는 목표 달성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과거보다 4배 늘어난 189개의 세부 정량 지표를 설정하고, 매년 진척 상황을 검증해 대외적으로 공표하기로 했다.

특히 전체 피해의 70%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되는 '지진 화재'를 잡기 위해 고강도 처방을 내놨다. 강한 흔들림을 감지하면 자동으로 전력을 차단해 전기 화재를 막는 '감진(感震) 브레이커' 보급에 사활을 건다. 현재 도쿄도를 비롯한 1도 9현의 긴급대책구역 내 설치율은 20% 수준에 불과하지만, 오는 2035년까지 사실상 전 가구 보급을 목표로 지원을 집중한다. 일본 내각부는 감진 브레이커가 100% 설치될 경우 화재 소실 건물의 70%를 원천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지진 발생 직후 대규모 피난소로 인파가 몰려 발생할 극심한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재택 피난(자택 대피) 촉진' 항목을 신설했다. "피난소에 진입하지 못하는 이재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현재 60% 수준인 '3일분 이상의 비상식량 비축 가구 비율'과 51%에 머문 '연 1회 이상 방재 훈련 실시 아파트 비율'을 각각 2035년과 2033년까지 100%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최근 인공지능(AI) 기술 악용으로 고도화된 '가짜 뉴스'와 유언비어 역시 새로운 재난 통제 대상으로 지정됐다. 재해 발생 시 SNS를 통해 확산되는 허위 정보가 사회적 패닉을 부추길 수 있는 만큼, 정부와 지자체가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즉각적으로 팩트체크 정보를 발신하는 통합 대응 시스템을 구축하는 내용도 이번 계획에 포함됐다.

도쿄 방재 전문가들은 "기존보다 구체적이고 촘촘한 목표가 설정된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각 가정의 자발적 동참과 막대한 예산 투입이 수반되어야 하는 만큼, 단순한 수치 제시를 넘어 실제 이행력을 어떻게 담보할지가 도쿄의 생존을 가를 열쇠가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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