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때까지 따박따박”…미국 퇴직연금 ‘평생 월급’ 준다

박시진 기자 2026. 6. 12.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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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델리티, 퇴직연금 401(k)에 연금 내장한 신상품
베이버부머 은퇴 본격화…적립 이후 인출대비
55세 도달 시 채권→보험으로 비중 옮겨 운용
투자전략 자동결정되는 타깃데이트 펀드 기반
원리금 보장안되는 점 때문에 한국서는 도입 저조
한 고객이 금융상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클립아트코리아

공적 연금기반이 약한 미국에서 65세에 자산의 25%를 ‘평생 월급’으로 바꾸는 금융상품이 나왔다. 미국 2위 타깃데이트펀드(TDF·은퇴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안전자산 비중을 늘리는 펀드) 운용사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는 퇴직연금인 401(k) 에 종신연금을 내장한 신상품을 내년 초 출시한다. 이 상품은 은퇴 후 사망까지 매달 고정 수입을 보장하고 사적연금이기 때문에 원하는 금액만큼 적립할 수 있다. 이처럼 미 자산운용업계에서는 베이비붐 세대(미국 기준 1946~1964년생) 은퇴자를 겨냥한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피델리티는 인기 401(k) 상품에 연금형 소득 기능을 더한 ‘프리덤 라이프타임’을 선보인다. TDF는 은퇴 시점이 다가올수록 주식에서 채권으로 비중을 옮기는 분산형 상품이다. 피델리티는 “베이비붐 세대가 대거 은퇴하면 안정적 인출 방식을 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리덤 라이프타임’은 가입자가 55세가 되면 기존 채권 보유분 일부를 보험 계약으로 전환하기 시작한다. 65세 시점엔 전체 자산의 약 25%가 연금 계약에 배분된다. 연금 보험사는 뉴욕라이프와 네이션와이드이며, 연 운용보수는 0.14~0.27% 수준이다. 국민연금과 달리 가입자가 원하는 만큼 자금을 적립할 수 있고, 배우자 생존 기간까지 소득을 연장하거나 상속인을 위한 사망보험금을 추가할 수 있다. 다만 원리금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미국은 올 들어 전체 근로자 중 55세 이상이 약 4분의 1을 넘어섰고, 피델리티 자체 조사에서 은퇴자의 절반가량은 저축을 소득으로 전환하기를 원했다. 앤드루 디어도프 피델리티 TDF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장기 우량 채권과 비슷한 수익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가입자는 59세 6개월부터 78세 사이에 즉시연금 매입을 선택할 수 있다.

흔히 △공적연금 △기업연금 △개인연금으로 구분하는 ‘3층 연금체계’에서 401(k)는 한국의 퇴직연금과 같은 2층 기업연금에 해당한다. 한국의 1층에 해당하는 국민연금이 비교적 일정 수준을 보장하는 반면 미국은 소셜시큐리티가 있지만 수령액이 훨씬 적어서 401(k)의 역할이 크다.

401(k)는 한국의 퇴직연금과 달리 강제성이 없고 피델리티와 같은 민간 자산운용사에 맡긴다. 다만 세제 혜택을 지원하는 준공공적 성격도 지닌다.

401(k)는 2006년 적격디폴트투자옵션(QDIA·가입자가 지시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투자상품 배정) 제도를 도입했다. QDIA 상품의 80% 이상이 TDF에 쏠려 있어 한 번 특정 자산운용사를 선택하면 투자 전략이 자동으로 확정된다. 즉 이번 피델리티 상품 역시 TDF에 해당한다.

가입자 유치 경쟁에 나선 자산운용사들은 연금과 보험을 결합한 ‘종신 월급’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업계 1위 뱅가드그룹도 지난해 12월 비슷한 상품을 발표했다. 2년 전 먼저 출시한 블랙록은 8개 플랜(가입 기업이 설계한 연금 계획)이 채택했고 8개 플랜이 추가 도입을 준비 중이다. 투자컨설팅사 캘런에 따르면 현재 401(k) 플랜의 약 4%가 TDF를 기반으로 이 같은 ‘종신 월급’ 상품을 제공한다.

한국 퇴직연금은 사전지정운용제도로 운용되며 원리금 보장 비중이 현저히 높다. TDF가 속속 도입되고 있지만 원리금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비중은 아직 미미하다.

한국에서도 피델리티 상품처럼 퇴직금을 개인형 퇴직연금(IRP)에 넣은 뒤 만 55세부터 연금으로 받을 수는 있다. 다만 종신 지급은 보장하지 않는다. 국민 연금은 종신 지급되지만 적립금이 정해져 있어 수령액이 제한되고 상속도 불가능하다.

박시진 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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