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즉설]한방 먹인 이 대통령, 안 밀리는 정청래…폭풍전야의 민주당

은현탁 기자 2026. 6. 12.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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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지방선거 이후 처음으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당권을 둘러싼 친명(친 이재명)-친청(친 정청래) 대결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6·3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이 "최소한 성공은 아니다"고 언급하자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틀 시간 차를 두고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고 했습니다. 이번 주 [뉴스 즉설]에서는 이 대통령과 정 대표 발언의 의미를 살펴보고, 8월 전당대회가 어떻게 될지 예측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대통령, '정청래 책임론'에 힘 실어

민주당에 지방선거 후폭풍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습니다.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12대 4로 승리했지만 당 안팎에서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최대 승부처인 서울시장 선거와 전국적인 관심사였던 부산 북구갑, 경기 평택을 재보궐선거에서 패배했기 때문입니다. 그 모든 화살이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한 정청래 대표에게 날아가고 있습니다.

엄밀히 말해 지방선거는 민주당의 대승입니다. 하지만 정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친명계는 '정청래 책임론', '전당대회 심판론'을 강하게 띄우고 있습니다. 오는 8월 17일 예정된 전당대회를 겨냥한 선전포고로 보입니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재선에 성공하면 '포스트 이재명'으로 우뚝 서게 됩니다. 하지만 친명계는 이런 상황을 달갑게 보고 있지 않습니다. 정 대표가 차기 유력한 대권 주자로 부각하면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집권 2년 차에 레임덕이 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정 대표의 연임은 곧 친명계의 위기를 의미합니다. 8월 전당대회의 승자는 오는 2028년 23대 총선 공천권까지 행사할 수 있게 됩니다. 전당대회 결과에 따라 22대 총선에서 벌어진 이른바 '비명횡사 친명횡재' 공천이 23대 총선에서는 '비청횡사 친청횡재' 공천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전당대회는 친명-친청 모두 양보할 수 없는 '한판 승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를 모를 리 없는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8일 1주년 기자회견에서 지방선거와 관련해 정 대표를 향해 뼈 있는 한마디를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이길 거를 졌다, 이겨야 하는 곳을 졌다. 최소한 성공은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해가 안 되는 장면이 많이 있었다"거나 "집권했을 때 당과 야당이었을 때 당이 당연히 달라야 한다"고 말해 지도부의 당 운영, 선거 전략 등을 에둘러 비판했습니다. 친명계가 제기하고 있는 '정청래 책임론'에 힘을 실어줬다고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그러면서 김 총리에 대해서는 "뛰어난 리더십"을 거론하며 또 다른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이런 분위기와 맞물려 지난 9일 이 대통령의 출국 환송식에는 정 대표 대신 김 총리가 참석했습니다.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정 대표는 이제 그만하라'는 이 대통령의 의중이 드러난 장면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누가 봐도 8월 전당대회에서 김민석을 당 대표로 뽑아달라는 말로 비칩니다.

◇정청래,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

친명계 인사들의 반응을 보면 더 명확해집니다. 황명선 최고위원은 10일 "민주당은 지방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했다. 지도부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8월 전당대회에는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강득구 최고위원은 "우리는 이길 수 있었던 곳, 반드시 이겨야만 했던 곳에서 아쉬운 결과를 얻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지난 8일 페이스북에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최고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했습니다.

김민석 국무총리와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100주년 6·10 만세운동 기념식이 끝난 뒤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정 대표는 친명계의 공세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는 10일 "이재명 대통령의 선거에 대한 평가와 인식에 공감한다"면서도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고 말했습니다. 이재명 정권에서 "정권은 짧다"고 했으니 이 대통령에게 보내는 의미심장한 메시지가 아닐 수 없습니다. 8월 전당대회 불출마 요구를 일축하고 마이웨이를 선언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11일 CBS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정치적인 레토릭 아닌가 이렇게 했는데, 이게 우리 당 대표 입에서 나왔다"면서 "정말 부적절했다, 정말 대단한 실언이다"고 했습니다.

이날 비공개 의총에서도 정 대표에 대한 비판과 사퇴 요구가 이어졌습니다. 장철민 의원은 "우리가 진정으로 통합하고 전당대회 이후 당력을 결집하려면 정 대표가 오늘이라도 사퇴해야 한다"고 했고, 임미애 의원도 "정 대표가 연임에 도전한다면 지금쯤 사퇴해 공정 관리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정 대표는 친명계의 압박에도 전당대회 출마 의지를 굳혀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이날 의총에서 '사퇴요구가 나왔는데 어떻게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미소를 띈 채 "잘 들었다"고 했고, '24일 전 후 사퇴설'에 대해서도 "그것도 잘 들었다"고 답했습니다.

이미 화살은 시위를 떠났고, 친명계와 친청계 간 사활을 건 한판 승부가 불가피해 보입니다. 친명계 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김민석 총리와 송영길 전 대표 등이 과연 정 대표가 구축해 놓은 '1인 1표'의 벽을 뚫을 수 있을지도 주목됩니다.

박지원(왼쪽) 민주당 의원. MBC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 캡처

◇박지원, "벽오동 심은 뜻을 알아야"

■박지원 민주당 의원-"정청래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가 대통령의 '벽오동 심은 뜻'을 알아야죠. '나가라'예요. 책임지고 나가라. 그리고 오동잎 떨어지면 가을이 온 것을 알아야지. 오동잎은 떨어졌는데 이런 생각하는 건 아주 나빠요." (10일 MBC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

■전용기 민주당 의원-"시기가 시기인 만큼 당 대표가 (공항에) 갔다면 더욱 국민적 지탄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하는 측면, 그러니까 지금 반성할 시기인데 거기에 따라가서 우리가 마치 잘한 것처럼 보이는 것이 국민들께는 안 좋아 보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어서 그렇게 하지 않았을까."(9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김영진 민주당 의원-"대통령의 기자회견에서 나왔던 내용들에 대해 정청래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할 문제라고 생각을 합니다. 정 대표의 공과에 대해서 좀 정확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고 제가 보기에는 8월 전당대회 때 심판받지 않을까 그런 생각입니다."(9일 CBS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

■윤건영 민주당 의원-"대통령 입장에서는 그런데 그만두는 총리한테 뭐라 그러겠어요. 너 잘못했으니까 바꾼다 이렇게 못 하잖아요, 말이 안 되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덕담하실 수 있는 거지요."(10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이광재 민주당 의원-"집권 2년 차에 대권 행보를 하는 건 어리석기 짝이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다음 총선 뒤거든요. 저는 이제 이 정부가 결국 경제 민생의 성과를 내야만 민주당의 미래가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10일 BBS라디오 금태섭의 아침저널)

■신지호 전 국민의힘 의원-"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보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망가지는 속도가 윤석열 전 대통령보다 빠르다. 그 느낌이 강하게 오더라고요. 이런 노골적인 당무 개입은 윤 전 대통령 때도 있었는데 그때보다 더 세요. 그러니까 김민석이 이번에 되면 제2의 김기현이 되는 거예요."(10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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