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고초려’ 모셔온 정은경 복지부 장관 교체설 나오는 이유는···E대통령과 I장관 차이?
정책 완성도 앞세운 신중한 스타일
몇시간씩 내부 토론하며 의견 청취
E성향 대통령과 I성향 장관 차이?
속도·체감 중시하는 이 대통령
복지부 포함 일부 부처 업무보고
장차관 대신 실국장에 직접 받아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을 둘러싼 교체설이 정치권과 관가에서 확산하고 있다. 이르면 이달 말 개각과 함께 장관이 교체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책의 속도와 체감도를 중시하는 이재명 대통령과 신중한 업무 스타일의 정 장관 사이의 간극이 교체설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11일 국회와 정부 관계자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 대통령은 최근 복지부의 정책 추진 속도와 성과에 적지 않은 아쉬움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취약계층과 청년층이 정책 효과를 즉각 체감할 수 있는 사업과 가시적 성과를 기대했지만 복지부가 이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복지부 내부 신망이 두터웠던 이스란 1차관이 지난달 교체된 것은 대통령실의 문제의식을 반영한 인사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 장관은 이 대통령이 대선 당시 총괄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했던 핵심 인사다. 정 장관은 학계에 남고 싶다며 장관직 제안을 여러 차례 고사했지만, 현 정부의 삼고초려 끝에 지난해 7월 입각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임명 1년도 채 되지 않아 교체설이 나오는 배경에는 이 대통령과 장관의 업무 방식 차이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한 국회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민생정책이 속도감 있게 추진되길 바라지만, 정 장관은 사안을 길게 보고 신중하게 접근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관이 직접 소통하길 바라는 대통령과 달리, 정 장관은 자기 자신을 포장하거나 내세우는 것을 자중하는 학자 스타일”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현장이 한눈에 그려지고 정책 효과를 체감할 수 있는 복지사업을 복지부가 적극 발굴·추진하길 바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 사례로는 ‘그냥드림’ 사업이 꼽힌다. 취약계층에게 식료품 등을 무상 제공하는 이 사업은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시절 운영했던 ‘경기 먹거리 그냥드림’에서 출발했다. 시범사업을 거쳐 지난달 전국으로 확대됐으며 대통령실도 각별한 관심을 보여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통령은 빈곤 문제와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원포인트’ 정책에도 관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8월 국무회의에서 각종 지원금 등 복지사업을 대상자가 신청해야만 받을 수 있는 ‘신청주의’ 복지 제도를 개선하라고 구체적으로 지시하기도 했다. 청년층이 체감할 수 있는 복지 확대 역시 복지부에 기대하는 과제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말 국무회의에서 건강보험을 활용한 탈모 치료 지원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하며 “(젊은이들이) 요새는 (탈모를) 생존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정 장관은 정책의 완성도와 현장 적용 가능성을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복지부 관계자는 “장관님이 하나의 사안을 놓고 직원들과 몇 시간 동안 내부토론을 하면서 의견을 청취하는 경우가 많다”며 “우선 답을 내놓기보다 현장에서 실제 작동할 수 있는 정책인지부터 살핀다”고 말했다.
이 같은 업무 방식은 의·정 갈등 수습 과정에서 강점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의료계 인사는 “정부와 의료계 간 신뢰가 무너진 상황에서 대화를 복원하고 지역의사제 등 민감한 의제를 논의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정 장관의 소통 능력이 있었다”며 “상대방과 신뢰를 쌓으며 문제를 해결하는 데 강점이 있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최근 이 대통령이 일부 부처를 대상으로 장·차관을 거치지 않고 실·국장급에게 직접 비공개 업무보고를 받기로 했는데, 복지부도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교체설은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장·차관을 건너뛰고 실무진 보고를 받는 것은 해당 부처 수장에게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국회 관계자는 “정 장관의 능력이나 성과가 문제라기보다 대통령이 원하는 국정 운영 방식과 결이 다르다는 평가가 많다”며 “한마디로 표현하면 (MBTI 성격 유형 중) E 성향의 대통령과 I 성향의 장관 사이의 차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혜인 기자 hyein@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 주말 앞두고 다시 커져···6000여명 규모로 늘어났다
- “징역 30년” 선고에 법정서 멍한 표정 지은 윤석열···김계리는 눈물의 기자회견
- “이 시국에 골프 연습”···선관위 직원 스윙 영상 확산에 공분
- [속보]이란 매체 “‘14일 제네바 종전 합의’ 보도, 완전 사실무근”
- “정식 출시 해주세요”···‘역대급 가성비’ 성심당 신제품 ‘망고 와르르’
- ‘삼고초려’ 모셔온 정은경 복지부 장관 교체설 나오는 이유는···E대통령과 I장관 차이?
- [여기는 과달라하라] “골키퍼와 1 대 1 찬스 익숙지 않은데···” 체코전 영웅 황인범이 돌아본
- ‘1억 공천헌금’ 수수혐의 강선우 보석심문서 눈물…“어떤 조건도 다 지키겠다”
- “또 넘어져도 난 일어나” 월드컵 개막식서 울린 한국어···이재, 보첼리와 듀엣
- ‘샐러드 도시락’ 먹었는데 식중독…원인은 ‘이 채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