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m 높이 보행로, 공공성 훼손" 북항 복합환승센터 계약 해제 절차
부산역에서 북항 향하는 하부 옥상광장, 연결 통로인 부산역 보행 데크보다 3.3m 높아
부산항만공사 "지구단위계획 위반으로 조망권·보행권 심각하게 침해"
"1년 6개월 동안 설득…계약 해제 가능성 통보"
건설사 "건축 허가 과정 등에 문제 없어…설계 변경하는 과정"

북항 재개발 지구에 조성 중인 복합환승센터가 시민 조망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형태로 설계되면서 계약 해제 수순을 밟고 있다. 사업 시행사인 부산항만공사는 수년 전 건축 허가 심의 과정에서 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허술한 사업 관리가 문제를 키웠다는 비판이다.
부산역 연결 보행로보다 3.3m 높아…"심각한 조망·보행권 침해"
부산항만공사는 북항 재개발지구 C-1블록 환승센터 사업자가 지구단위계획을 위반한 설계로 공사를 지속하고 이를 시정하겠다는 확약까지 거부함에 따라 토지매매계약 해제 등 강경 대응에 나선다고 12일 밝혔다.
공사는 2016년 12월 사업자 A건설과 2만 5714㎡ 넓이의 북항 재개발지구 C-1 블록을 매각하는 토지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이 부지는 부산역에서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까지 이어지는 공공 보행 동선의 핵심 거점이다.
A건설은 이곳에 지상 24층, 전체 면적 18만 3500㎡의 복합 환승센터를 조성하고 있다. 하지만 공사에 따르면 현재 설계·시공 중인 환승센터 저층부 옥상광장이 부산역 보행 데크보다 3m가량 높게 설치되면서 시민 조망권과 보행권 침해가 우려된다.
특히 북항 지구단위계획 시행 지침은 환승센터 저층부 옥상 광장을 'KTX부산역 및 문화공원1로 연결되는 데크의 바닥과 동일한 높이로 조성'하도록 명시하고 있어, 이 계획을 위반한 설계라는 게 부산항만공사 주장이다.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부산역을 나서는 순간 한눈에 펼쳐지는 부산항과 부산항대교 조망은 북항 재개발이 시민에게 약속한 핵심 가치"라며 "사람 키보다 높은 3.3m의 오르막 경사로는 북항친수공원, 국제여객터미널, 오페라하우스 등을 이용하는 일반 국민의 조망권과 보행권을 침해하고, 특히 노약자나 장애인 등 교통 약자에게는 상당한 불편이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1년 6개월 동안 시정 요구했지만 묵묵부답…사업자 "문제없는 설계" 반박
공사는 단차 문제를 처음 인지한 뒤 관계 기관에 사실을 알리고 A건설에 시정을 촉구했다. 이후 1년 6개월 동안 수차례 계도와 촉구 등을 이어가며 시정 기회를 충분히 제공했지만 A건설이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공사는 강조했다.
공사 관계자는 "하부공사에 한하여 공사를 이행하는 절충안까지 제시했지만, 사업자는 이마저 거부했다"며 "지금까지 누적된 위반사항을 사업자에게 통보했고, 입장 변경이 없을 경우 토지매매계약을 해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A건설은 건축 허가 과정 등에서도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며, 부산항만공사가 뒤늦게 문제를 제기해 변경 절차를 밟는 중이라고 반박했다.
A건설 관계자는 "애초 지구단위 계획대로 설계했고, (행정 절차에서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사업"이라며 "공사가 설계 변경을 요구해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인데, 뒤늦게 문제를 삼는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BPA, 건축 허가 전 문제 인식 못 해 결국 사업 차질
북항 재개발 사업 중에도 시민을 위한 핵심 공공 시설 조성 사업이 극심한 갈등과 함께 차질을 빚는 배경에는 부산항만공사의 부실한 사업 관리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건축 인허가권을 가진 동구청이 복합환승센터 건축을 허가한 시점은 2022년 5월이다. 동구청은 허가 심의 과정에서 시행사인 부산항만공사에 설계 등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하지만 공사는 보행 환경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저층부 설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고, 동구청은 건축을 허가했다.
결국 공사는 건축 허가 이후인 2024년 11월 15일 건축변경허가 협의 과정에서야 단차 문제를 처음 인지했다. 부산항만공사의 부실한 사업 관리가 결국 사업자에게 반박의 빌미를 제공하며 문제를 키운 셈이다.
공사 관계자는 "건축 허가 전 문제를 인지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당시 검토할 자료가 방대하고 문제를 곧바로 인지하기도 쉽지 않은 설계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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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CBS 송호재 기자 songa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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