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도나의 재림’ 아틀라스…‘라보나 킥’에 담긴 로봇 기술 결정체[소개+Thing]

장우진 2026. 6. 12.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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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 스텝·도약·착지·임팩트 등 1초 만에
모션 캡쳐·강화 학습·전신 제어 기술 등 결합
시뮬레이션 학습에 사람이 직접 교보재로 활약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 아틀라스가 고스트 라보나 킥을 선보이고 있다. HMG저널·현대차그룹 유튜브 캡쳐


2026 북중미 월드컵이 개막한 가운데 휴머노이드 로봇의 ‘축구 실력’도 관심을 모은다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아틀라스는 전설적인 축구선수인 고(故)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의 상징 격인 ‘라보나 킥’, 이보다 한 차원 난이도가 높은 ‘고스트 라보나 킥’을 선보였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유튜브 채널과 HMG저널에 에 아틀라스가 ‘고스트 라보나 킥’을 학습하는 과정을 소개했다.

일단 아틀라스 앞에 공이 놓인다. 아틀라스가 왼발로 슛하는 척 페인트 모션을 구사하고, 곧바로 오른발을 디딤발 뒤로 교차해 공을 때린다. 페인트와 크로스 스텝, 도약과 착지, 정확한 임팩트가 1초 남짓한 시간에 한 호흡으로 이어진다. 실제 축구 선수도 경기 중 좀처럼 구사하기 어려운 고난도 기술, ‘고스트 라보나 킥’이다.

디딤발 뒤로 반대쪽 다리를 꼬아 차는 라보나 킥은 축구장 위에서 관객의 탄성을 자아내는 장면을 연출한다.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 아틀라스의 고스트 라보나 킥 학습 과정. HMG저널·현대차그룹 유튜브 캡쳐


하지만 인간의 신체 구조를 모방한 휴머노이드 로봇에게 라보나 킥은 차원이 다른 이야기다. 중력과 관성, 그리고 불규칙한 마찰력이 지배하는 물리 세계에서 온몸의 축을 비틀며 균형을 잡는 일은 불가능에 가까운 도전이라는 설명이다.

아틀라스가 구현한 기술은 라보나 킥보다 어려운, 수비수를 속이는 페인트 동작을 가미한 고난도의 고스트 라보나 킥이다.

현대차가 공개한 ‘스쿨 오브 풋볼’(School of Football) 메이킹 필름은 아틀라스가 어떻게 축구를 배우고, 나아가 ‘고스트 라보나 킥’ 같은 복합 동작까지 구현할 수 있었는지 보여준다.

아틀라스의 축구 학습은 실제 선수의 움직임을 기록하는 일부터 시작한다. 연구진은 광학식 ‘모션 캡처’ 시스템으로 사람의 발놀림, 체중 이동, 관절의 궤적을 고해상도 운동 데이터로 수집했다.

선수들의 데이터만 학습한 것이 아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이끈 보스턴 다이나믹스 연구진은 직접 모션 캡처 슈트를 입고 기본기 동작을, 축구 프리스타일러는 고난도 동작을 시연해 사람이 곧 로봇의 교재 역할을 했다.

연구진은 ‘리타게팅’(Retargeting)이라는 변환 과정을 거쳤다. 인간이 킥을 할 때 몸의 중심을 어떻게 이동하는지, 디딤발에 가해지는 하중은 얼마인지 정밀하게 해석해 아틀라스의 하드웨어 구조에 맞게 재구성하는 과정이다.

시뮬레이션을 통해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아틀라스가 고스트 라보나 킥을 학습하고 있다. HMG저널·현대차그룹 유튜브 캡쳐


그사람의 동작 데이터를 확보했다고 해서 곧바로 로봇이 그 움직임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를 위해 아틀라스는 어떤 순서로 모터를 제어해야 균형이 무너지지 않는지, 힘을 언제 어떻게 실어야 하는지 ‘강화 학습’으로 반복적으로 익힌다.

이 훈련은 실제 잔디가 아니라 시뮬레이션 안에서 이뤄진다. 클라우드 그래픽처리장치(GPU) 환경에서 수천 개의 시뮬레이션이 동시에 돌아가고, 그 안에서 아틀라스는 수많은 실패를 경험한다. 중심을 잃고 넘어지기도 하며, 킥 타이밍을 놓치기도 한다. 그리고 사람으로 치면 약 1년에 해당하는 압도적인 연습량을, 단 24시간 만에 소화했다.

현실 세계는 시뮬레이션보다 복잡하다. 연구진은 실제 테스트에서 얻은 데이터를 다시 학습 과정에 반영하며 움직임을 다듬는다. 아틀라스의 축구 기술은 한 번의 성공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가상과 현실을 오가며 점점 정교해지는 방식으로 발전한다.

고스트 라보나 킥의 복합 동작을 가능하게 하는 기반은 ‘전신 제어’ 기술이다. 발 하나의 움직임을 위해 몸통과 팔, 중심 이동까지 전신의 모든 관절이 하나의 시스템처럼 유기적으로 반응하는 통합 제어 방식이다.

보스턴 다이나믹스 연구진은 직접 모션 캡처 슈트를 입고 기본기 동작을 선보이고 있다. HMG저널·현대차그룹 유튜브 캡쳐


축구를 통해 아틀라스가 익히는 것은 한 번의 화려한 킥이 아니다. 균형과 타이밍, 힘의 배분, 사람처럼 자연스러운 움직임의 감각이다. 축구는 아틀라스의 상용화를 향한 하나의 학습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캠페인을 “사람의 동작을 데이터로 바꾸고, 그것을 로봇의 몸에 맞게 변환한 뒤, 수많은 시뮬레이션과 실제 테스트를 거쳐 하나의 움직임으로 완성하는 로보틱스의 현재를 보여주는 장면”이라며 “아틀라스가 고스트 라보나 킥을 성공한 장면에는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온 로보틱스의 미래가 선명하게 투영돼 있다”고 밝혔다.

장우진 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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