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말저런글] '이놈아'가 '인마' 되었다가 '임마' 된 까닭
아무리 스스럼없이 지내는 사이라도 "인마"라고 상대를 부르는 것은 경우에 어긋나는 일이다. 든 만큼 든 나이의 성인에게 "이놈아"라니. 사전은 '인마'가 '이놈아'의 줄임말이라고 설명한다. 평소에 이 말을 편하게 발음하면 [임마]로 나오고 그렇게 들린다. "임마 점마 하지 마라" 하는 말은 "이놈아 저놈아 하지 마라"를 '스스럼없이' 소리 낸 경우이겠다.
인마의 잘못된 표기라고 사전이 전하는 '임마'는 '인마'의 일상 발화이기도 하다. 평소 생활에서 나오는 대로 부주의하게 소리 내는 것이라 표준발음으로는 인정되지 않는다. 조심스럽게 발음하면 인마는 그대로 [인마]로 소리 난다. 그게 표준이다. 그러나 이래저래 하루하루 바쁘다. 신경 쓸 일도 많다. 편하게 막 소리 낸다. 입술을 자연스레 붙였다 떼며 "임마" 하는 것이다. 또박또박 "인,마" 하는 것보다 쉽다. 보통들 그렇다.

'인마'가 [임마]로 발음되는 과정을 소리 내기 원리로 풀면 이렇다. 뒤에 오는 자음(마의 ㅁ)의 발음을 예상한다. 그래서 미리 앞의 자음(인의 ㄴ)을, 뒤에 실현될 자음과 같은 조음 위치로 옮겨서 발음한다. 편하게 소리 내기 위해서다. 소리 내는 곳이 같고, 똑같이 미음(ㅁ)으로 발음하니까 편하잖나. 이른바 역행동화의 이치다.
같은 예가 많다. 신발은 심발로 소리 내기 일쑤다. 감기는 강기가 되고 낱말은 남말이 되며 단풍은 담풍이 된다. '치고받고'는 '치고박고'로 발음되어 아예 그것이 원어로 오인되는 보기다. 병아리보다는 크지만 아직 살이 무른 햇닭, 그것이 연계(軟鷄)다. 이를 사람들은 [영계]로 소리 낸다. 그러다 '영계'는 따로 새 단어가 되었다. 비교적 나이가 어린 이성(異性)의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편하게 소리 내다 의미까지 새로 낸 사례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유현경 한재영 김홍범 이정택 김성규 강현화 구본관 이병규 황화상 이진호, 『한국어 표준 문법』, 집문당, 2019
2. 표준국어대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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