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 플랫폼 뒤 숨은 악플러…잡을 방법이 없다
피해자 늘어나지만 수사 난항
플랫폼 특성상 작성자 정보 미저장 탓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정유진 수습기자] 공기업에 다니는 A씨는 지난 4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자신을 겨냥한 허위 비방글이 올라온 것을 확인하고 명예훼손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A씨가 언급한 게시글에는 ‘직원의 계약만료는 특정 관리자들 때문’이라거나 ‘부당하게 일을 시켰다’는 식의 허위 주장이 담겨 있었다. 실명은 명시되지 않았지만 사내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당사자를 특정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A씨는 회사 내부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묵인당했고 결국 고소장을 제출했다.
직장인들의 익명 소통 창구 역할을 해온 커뮤니티 ‘블라인드’가 특정 개인을 겨냥한 ‘사이버 불링’(가상공간에서 특정인을 괴롭히는 행위)의 통로가 되고 있다.
11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익명 커뮤니티의 특성상 행위자를 잡아내기가 어렵고 결국 법적 대응이 어려워 피해자가 온전히 이를 감내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피해자가 계속해서 양산되지 않게 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A씨의 고소가 본격적인 수사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플랫폼 회사의 수사 협조 여부와 무관하게 구조적으로 작성자 정보를 식별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어서다.

다만 익명성 보장을 위해 내부망에 작성자를 추정할 수 있는 어떠한 정보도 저장하지 않는 구조이다보니 수사기관에 정보를 모두 넘겨주더라도 작성자를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는 없다고 설명했다. 결국 작성자에 대한 법적 처벌이 이뤄질 수 없고 피해자는 불필요한 오해를 계속해서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명예훼손 사건 전문 김수열 변호사(뉴로이어법률사무소)는 “블라인드 등 익명 커뮤니티 관련 상담은 많은데 실제로 고소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적은 편”이라며 “플랫폼 추적만으로는 작성자 특정 등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유림 (contact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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