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수록 걸음 느려지는 이유, 진짜 원인은 '이것' 때문

김용욱 기자 2026. 6. 12.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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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로 발목 근육 사용 방식 변화… 걷기 효율 떨어져
연구진 "근력보다 균형 우선" 몸의 적응 전략 확인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챗지피티 생성.

나이가 들수록 걷기 힘든 이유는 단순히 다리 힘이 약해져서가 아니었다. 넘어짐을 막기 위해 발목을 더 안정적으로 사용하는 대신, 앞으로 나아가는 힘을 일부 포기하는 신체의 적응 전략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플린더스대(Caring Futures Institute) 코디 린지 연구팀은 26~86세 건강한 성인 107명의 보행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나이가 들수록 발목 주변 근육의 사용 방식이 달라지고 그에 따라 보행 효율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보행생체역학 분야 국제학술지 'Gait & Posture'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이 평소 속도로 걷는 동안 3차원 동작분석, 근전도(EMG), 지면반력 측정을 실시해 발목 관절과 근육의 움직임을 분석했다.

그 결과 나이가 많을수록 정강이 앞쪽의 전경골근과 종아리 근육인 비복근이 동시에 활성화되는 현상이 증가했다. 이를 '근육 동시수축'이라고 한다.

사람은 걸을 때 상황에 따라 필요한 근육만 선택적으로 사용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발목의 위치와 움직임을 감지하는 고유감각이 저하되면서 균형 유지가 어려워진다. 이에 몸은 발목 관절을 보다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여러 근육을 동시에 동원하는 전략을 사용하게 된다.

즉 젊은 사람의 발목이 유연한 서스펜션처럼 움직인다면, 노인의 발목은 넘어짐을 막기 위해 다소 단단하게 고정되는 방향으로 바뀌는 셈이다.

문제는 안정성을 얻는 대신 효율성을 잃는다는 점이다.

연구 결과 고령층은 발목 근육의 활동은 증가했지만 실제로 몸을 앞으로 밀어내는 추진력은 감소했다. 특히 걸음 후반부에 나타나는 추진력이 줄어들면서 보폭이 짧아지고 보행 속도도 느려지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진은 근육이 더 많은 신경 신호를 받고 더 적극적으로 작동하더라도, 노화로 인해 근육과 힘줄의 탄성이 떨어지면서 이를 충분한 추진력으로 전환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같은 거리를 걸어도 에너지 소모는 늘고 피로감은 커질 수 있다. 또한 발목 움직임이 경직되면 작은 장애물에도 발이 걸릴 가능성이 높아져 낙상 위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노인이 느리게 걷는 이유가 단순히 '다리가 약해져서'가 아니라, 넘어짐을 막기 위해 몸이 선택한 적응 전략 때문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노화는 단순히 근력을 감소시키는 것이 아니라 보행을 조절하는 신경근 제어 전략 자체를 변화시킨다. 노년기 보행 기능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근력 강화뿐 아니라 균형 훈련, 고유감각 향상 운동, 신경근 협응 훈련 등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해당 논문

Cody Lindsay et al, Ageing alters ankle mechanics and muscle co-contraction patterns across the gait cycle, Gait & Posture (2026). DOI: 10.1016/j.gaitpost.2026.11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