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안창호 발탁’ 인권위 국장, 차별금지법 반대 변호사에 최고점…권위자는 최하점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성소수자 혐오와 차별금지법 반대 성향의 변호사에게 관련 연구를 맡겨 논란이 이는 가운데, 안창호 인권위 위원장이 발탁한 인권위 국장이 연구용역 심사에 참여해 해당 변호사에게 ‘최고점’을 준 것으로 11일 파악됐다. 반면 차별금지법 관련 국내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교수에게는 ‘최하점’을 부여한 것으로 드러나 편파 심사 논란이 제기된다.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확보한 ‘해외 차별금지법제의 시행 사례 및 영향 실태조사 개찰조서’와 ‘제안서 기술능력평가 점수 집계표’를 보면, 전아무개 인권위 차별시정국장은 심사 대상 4곳 가운데 ㄱ법무법인에 최고점인 79점을 줬다. ㄱ법무법인의 경쟁 상대 가운데는 차별금지법 관련 권위자로 꼽히는 홍성수 교수 등이 포함된 숙명여대 산학협력단도 있었다. 전 국장은 숙대 쪽에는 심사위원 중 가장 낮은 점수(67점)를 줬다.
다만, 전아무개 국장이 각각에게 부여한 최고점과 최저점은 점수 집계에서 제외돼 결과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결과적으로 ㄱ법무법인은 인권위의 차별금지법 관련 연구용역을 따냈고, 숙대 산학협력단은 탈락했다.
ㄱ법무법인 연구책임자인 ㄴ변호사는 그간 성소수자를 혐오하는 발언을 하거나 차별금지법 제정에 반대해온 것이 드러난 바 있다. ㄴ변호사는 2024년 10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동성애와 성전환을 받아들인 아이들의 삶이 불행해진다”거나 “(성소수자) 자살 충동의 결정적 요인은 사회적 차별보다 동성애 성전환 자체”라고 말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자유통일당이 연 ‘차별금지 빙자 동성애 합법화 저지 대토론회’에 연사로 나서기도 했다. 인권단체들은 “차별금지법에 반대하는 인사가 인권위 차별금지법 연구를 맡았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 국장은 보수 기독교 계열 법무법인 출신 변호사로, 안 위원장이 발탁해 지난해 3월 차별시정국장으로 부임했다. 지난해 7월 인권위 조사관이 제출한 성소수자 관련 안건 상정을 안 위원장이 보류하는 과정에 연루됐다는 의혹도 있다. 한 인권위 직원은 전 국장에 대해 “기독교계를 위해 안창호 위원장을 적극 보필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서미화 의원은 “차별시정국장이 문제가 된 연구용역 심사까지 했다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해당 법무법인에 연구용역을 맡기기 위한 안 위원장의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닌지 강한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전 국장은 이에 대한 입장을 묻는 한겨레 전화와 문자메시지에 답하지 않았다.
한편 이날 열린 인권위 상임위원회에서 안 위원장은 오는 13일로 예정된 서울퀴어문화축제 참여와 관련해 “모든 사람 인권이 최대한 보장돼야 한다는 입장은 변함없다”며 “이러한 기본 입장에 근거해 (축제 주최 쪽에) 한번 더 의견을 묻겠다”고 말했다. 앞서 안 위원장은 퀴어문화축제에 참석하겠다며, 동시에 ‘혐오 맞불 집회’인 보수 기독교 단체 행사에도 참석할 뜻을 밝혔다. 이에 퀴어문화축제 주최 쪽은 인권위 부스 설치와 안 위원장 방문을 거절했다.
장종우 기자 whddn3871@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첫 승’ 홍명보 “후반 체력 싸움서 우위…고지대 훈련 성과”
- [단독] 선관위원장 오후 3시 출근, 5시30분 퇴근도…‘이틀에 한번꼴’ 일했다
- “군 동원해 북 도발 유도, 계엄 위해 안보 위기 조성”…윤 ‘징역 30년’
- 나경원 “내가 오세훈이라면 지금 당장 재선거 선언”
- 전한길 “유재석 ‘재선거’ 나서줘…국민 덕 봤잖아” 무슨 억지
- 황인범이 구하고, 오현규가 끝냈다…체코전 2-1 역전승
- ‘윤석열 징역 30년’에…민주 “반역의 대가, 사필귀정”
- 인천 재활용쓰레기에 주검 다리…“마네킹인가 했더니 붕대 핏자국”
- 이 대통령 지지율 7%p 하락…‘선관위 문제’ 부정평가 이유 1위 [갤럽]
- ‘전면 재선거’ 찬성 44%, 반대 48%…2030에선 찬성 60%대 [갤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