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81% “노력해도 내 집 마련 불가능”

정석우 기자 2026. 6. 12.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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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어진 격차, 멀어진 세대 <2부>]
<1> 절망의 늪에 빠진 2030

서울 서초구의 마케팅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 김모(28)씨는 연내 결혼하겠다는 목표를 잠시 접었다. 월 100만원 가까운 원룸 월세를 내면 저축 여력이 없는데다, 서울 외곽 전세도 대출로 감당이 안 돼 신혼집 마련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김씨는 “번듯한 직장이 있으면 전셋집을 거쳐 내 집 마련에 성공할 줄 알았는데, 직장 3년 차인 지금도 나아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했다.

김씨처럼 수도권 20·30대 청년 10명 중 6명이 수도권에 내 집을 마련하고 싶어 하지만, 이 중 80% 이상이 홀로 목표를 이룰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와 KB금융이 3월 25~31일 전국 20·30대 남녀 1만2362명을 상대로 주거·자산, 일자리, 연애·결혼·출산, 정신 건강, 정치 인식 등을 두고 ‘청년 실태·인식 정밀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그래픽=백형선

앞선 세대는 20·30대 때 자기 돈 수천만원을 들고 집값의 70%를 연 2~3%대 저금리 대출을 받아 내 집을 마련할 수 있었다. 그런 집값이 지금은 10억~20억원대로 치솟았다. 또 여윳돈은 ‘삼전·닉스(삼성전자·SK하이닉스)’ 투자로 굴리기도 한다. 하지만 이같은 자산 형성 사다리를 올라 타는 게 현재 청년 대부분에게 딴 세상 얘기였다.

설문에 응답한 수도권 20·30대 청년의 62.5%가 수도권에 내 집 마련 계획이 있다고 했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10년 전의 거의 3배로 뛰자 ‘나만 뒤처지면 안 된다’는 심리가 퍼진 결과로 보인다. 하지만 40·50대가 돼도 여윳돈과 은행 대출만으로 내 집 마련이 가능하다는 응답자는 이 중 8%에 그쳤다. 80.8%는 부모 등의 지원 없이 수도권 내 집 마련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취업난, 대출 규제, 자산 가격 폭등 등이 겹치며 지금 20·30대는 이전 세대보다 양극화가 심해졌다고 느끼고 있었다. 전국 20·30대 76.2%는 부모의 경제적 지원 없이는 계층 상승이 불가능한 사회라고 응답했다. 설동훈 전북대 교수는 “청년이 마주한 절망은 결국 저출산과 성장 동력 상실이라는 국가적 위기로 번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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