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 “당장 물러나라”… 정청래는 말없이 의총장 떠나

6·3지방선거 이후 처음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정청래 대표에 대한 사퇴 요구가 쏟아졌다. 정 대표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대표 연임 도전이 확실시 되는 가운데, 친명계를 중심으로 “당장 정 대표가 대표직에서 물러나는 게 이재명 정부를 위한 길이자 당 분열을 막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정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모두 발언에서 ‘이재명’을 15번이나 외치면서 단결을 강조했다. 정 대표는 이달 중 당대표 출마를 위해 대표직에서 물러날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모두 발언에서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이라는 대명제 앞에서 우리는 첫째도 단결, 둘째도 단결, 셋째도 단결”이라며 “당·정·청은 원팀, 원보이스”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역사 속에서 단결하면 승리했고 분열하면 패배했다”고 했다. 정 대표는 이번 선거 다음날엔 “전국적으로 큰 승리”라고 했다가 지도부 책임론이 부상하자 전날 최고위 회의에서 “반성할 것은 반성하겠다”고 한 바 있다.
하지만 의원총회가 비공개로 전환되자 정청래 지도부를 향한 의원들의 성토가 이어졌다고 한다. 선거 관리 부실과 전략 실책으로 서울·대구·경남 등 핵심 지역 선거를 졌다는 것이다. 또 텃밭인 호남 공천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일부 기초단체장도 무소속 등에 뺏겼다는 주장도 나왔다. 앞서 이 대통령도 지난 8일 1주년 기자회견에서 민주당 지도부를 겨냥해 “이길 곳에서 졌다”는 취지로 말했었다.
의원총회에선 의원 7~8명이 발언했는데, 장철민·임미애·신정훈 의원 등이 정 대표 면전에서 책임론을 언급했다고 한다. 장 의원은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신뢰 회복을 위해 정 대표가 사퇴해야 한다”며 “정 대표가 다시 대표에 도전할 의사가 있으면 오늘이라도 사퇴하는 게 맞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부 지역서 납득할 수 없는 패배를 했다”며 “심리적으로 참패 이상”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패한 대구·경북 선거를 도운 임미애 의원도 “선거 과정에서 당내 갈등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정 대표는 8월 전당대회 준비와 선거 관리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하기 위해서는 사퇴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전남이 지역구인 신정훈 의원은 이번 호남 경선에서 공천 과정이 매끄럽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지도부 책임론에 가세했다. 그는 “호남 경선이 공정하지 않았다”면서 “재심위 등은 지도부의 공천 전횡을 합리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했다”고 했다.
정 대표는 이날 비공개 의원총회에선 자리를 끝까지 지키며 자신을 비판하는 의원들 발언을 아무말 없이 들었다고 한다. 이후 정 대표는 의원총회 끝난 뒤 취재진이 사퇴 요구에 대한 입장을 묻자 “잘 들었다”고만 답했다. 연임 도전 질문에도 살짝 미소를 띠며 “각자 알아서 판단하라”고 했다.
친명, 친청 간 갈등은 전날 정 대표의 “정권은 짧다”는 발언을 둘러싸고 확산하는 분위기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이날 라디오에서 “정말 대단한 실언”이라며 “민주당 대표직은 유지하면서 정권은 짧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문진석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여당 대표 언어로는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김남국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정 대표는 이 대통령과 절대 갈라선 사람이 아니다”면서 “이 대통령이 당 대표일 때도 정 대표는 수석최고위원으로서 이견이나 불협화음이 한번도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 대표가 대통령에게 반기를 들고 끝까지 가겠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면서 “정 대표 연임 문제도 스스로 판단할 것인데 불출마 압박을 하고 갑론을박을 하면 갈등의 씨앗이 된다”고 했다.
정 대표가 주도해 통과시킨 대의원, 권리당원 1인1표제를 두고도 논쟁이 이어졌다. 친명계는 당원 세가 강한 정 대표가 당대표 연임을 위해 1인 1표제를 도입했다고 보고 보완책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정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1인1표제는 민주주의 그 자체다. 민주주의는 지켜져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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