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와우리] 비핵화 밀어낸 북·중 정상회담
北, 경협·핵 보유 굳히기 노려
비핵화 프로세스 장기화 우려
韓, 정교한 리스크 관리 과제
국제 정세의 소용돌이 속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의 일곱 번째 대면 회동으로 진행된 북·중 정상회담이 끝났다. 이번 회담은 실질적 차원에서 향후 국제질서는 물론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환경에 상당한 영향과 파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에서 중국은 북·러 협력 강화와 북·미 대화에서 자국 ‘패싱(Passing)’ 방지를 위한 ‘잃어버린 대북 영향력 복원’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사회주의적 홍색(紅色) 연대 외교로 각자 방식의 사회주의 발전 지지, 각자의 주권과 안보 이익 수호와 함께 북한과의 전략적 협력, 소통 강화도 강조했다. 이는 북한의 ‘남북 적대적 두 국가론’이나 ‘북핵’의 사실상 용인이라는 우려를 낳는다. 이는 중국이 북한을 ‘중국식 질서 재편’의 아시아 전략 파트너로 인정하면서, 중국 없는 ‘북·미 대화’는 쉽지 않다는 대미 메시지다.
반면, 북한은 경제 지원과 외교적 지원을 통한 핵보유국 지위의 기정사실화(化)에 주력했다. 경제 회복이라는 시급한 과제와 미국과의 장기적 대치 및 향후 협상 국면에서 중국이라는 뒷배를 챙기는 전략 가치의 제고가 핵심 목표였다. 러시아와의 밀착을 경계하는 중국의 우려를 불식하는 차원에서 중국과의 관계 발전이 ‘제1의 국가전략사업’임을 강조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강력한 지지도 표명했다. 더불어 중국이라는 강력한 경제적 후원자를 재확보하는 성과도 거두었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이번 북·중 회담에서도 북핵과 한반도 논의가 실종됐다는 점이다. 이는 적어도 북·중 양자 측면에서 우선 문제가 아니라는 방증이다. 이미 미·중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의제가 소외된 가운데 미 국무부의 팩트 시트에 ‘북한 비핵화’가 언급됐지만, 중국은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오히려 중·러 공동성명에서 북한에 대한 외교적 고립과 경제 제재 등에 공식적인 반대 의사를 천명했다. 이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무력화는 물론 한반도 유사(有事)에 중·러가 공동의 배후가 될 수 있다는 위험 신호다.
이렇게 이상한 전략적 타협점을 찾은 양국 공조로 한반도 불안의 핵심인 북한 비핵화 프로세스가 더욱 장기화·화석화할 공산도 커졌다. 중국이 대북 경제 협력을 확대하고 외교적 지지를 강화할수록, 국제 제재망의 허점은 넓어지고, 북한은 핵 무력 고도화의 자원과 시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접촉 협상 공간도 좁아질 가능성도 커졌고, 북한에 의해 철저히 외면당하는 남북 대화와 외교적 다중 압박의 공존으로 한국의 전략 공간도 축소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 됐다.
이는 핵을 가진 북한, 이를 묵인하는 중국과 러시아, 트럼프식 ‘거래적 동맹관’에 따라 흔들리는 미국의 동맹 의지가 복합적으로 결합한 한반도 안보의 ‘고차방정식’ 시대가 도래했음을 의미한다. 안보 태세는 스스로 확립하는 것이다. 작금의 거대한 외교적 풍랑을 극복하려면, 미·중 간의 전략적 틈새를 이용한 ‘전략적 자율성’ 확보와 한반도 정세 불안이 중국 국익과도 상충한다는 지속적 대중 설득, 이들을 활용한 대북 연계 등 복합적 ‘리스크 관리’가 더 정교해져야 한다.
강준영 한국외국어대 교수·국제전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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