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요리사’ 출신이 만든 장어 덮밥… 항공사 무기 된 기내식

한예나 기자 2026. 6. 12.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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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타항공 평가회 가보니
지난 10일 인천 중구의 한 기내식 회사에서 파라타항공 객실 승무원과 임원 등이 모여 기내식 평가회를 열고 있다. /한예나 기자

지난 10일 인천 중구의 한 기내식 회사의 회의실에 파라타항공 객실 승무원과 임원 등 10여 명이 장어 한 마리가 통째로 올라간 덮밥을 저마다 앞에 둔 채 모여 앉았다. 이날 이곳에선 7월부터 기내에서 판매할 유료 기내식을 정하는 최종 평가가 열렸다.

한 참석자가 “장어가 되게 긴데, 기내에서 잘라 먹기 불편하지 않을까요?”라고 묻자, 이 장어조림 덮밥을 개발한 최규덕 셰프가 숟가락으로 부드럽게 장어를 잘랐다. 넷플릭스 요리 경연 프로그램 ‘흑백요리사2′에 출연했었던 그는 “승객들이 숟가락만으로도 떠먹을 수 있도록 부드럽게 조리한 게 핵심”이라고 했다.

보통 1~2번 졸이는 일반 장어조림과 달리, 기내에서 먹는 장어조림은 초벌로 조린 후 한 번 찌고, 전분을 묻혀 튀긴 다음 소스에 또 졸인다. 기내에서 다시 데워도 쪼그라들거나 모양이 무너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크기와 색도 중요하다. 너무 크면 용기에 담기 어렵고, 너무 작으면 ‘통장어 덮밥’이라는 느낌이 살지 않는다. 색이 연하면 덜 먹음직스러워 보이고, 색을 진하게 하려 소스를 늘리면 밥이 질어진다는 점도 조심스럽다.

다음으로 평가 대상이 된 ‘들기름 막국수’는 면의 식감이 핵심이었다. 전날 조리해 냉장 보관했다가 다음 날 항공기에서 먹는데, 자칫 면이 불거나 쉽게 끊어질 수 있다. 들기름 향도 날아가 버리기 십상이다. 참석자들은 젓가락으로 면을 들어 상태를 꼼꼼히 살폈고, 한입 먹은 뒤 들기름 향도 신중하게 맡아봤다. 이날 참석한 황화연 파라타항공 승무원은 “서비스할 때 손님에게 실제로 제공하기 편한지, 모양이 무너지지 않는지도 중요하다”고 했다.

이날 셰프와 기내식 개발자들의 설명을 들으며 참석자들은 기내식 평가표에 맛, 외관, 가격 적정성 3가지 항목에 걸쳐 신중하게 점수를 매겼다. 이날 2시간 동안 장어덮밥과 막국수 외에도 고기 비빔밥, 보쌈 정식 등 최 셰프가 개발하거나 관여한 5개 메뉴가 평가 대상이 됐다. 이날 합격점을 받은 기내식은 이르면 다음 달부터 파라타항공 기내에서 판매된다.

기내식을 이렇게 공들여 정하는 것은 최근 서비스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유가까지 겹치며 항공사의 운임 경쟁이 어려워지자 차별화 요소를 찾느라 분주하다. 이 중에서도 기내식은 승객 체감 효과가 가장 빠르게 나타나는 분야라고 한다. LCC의 경우 유료 판매하는 기내식이 핵심 수입원이라 더 신중하게 개발한다.

이스타항공의 경우 겨울에는 꿀호떡과 붕어빵을 팔아 ‘하늘 위 붕세권’이라는 별명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제주항공은 불닭 가라아게동, 불닭 자이언트 핫도그 같은 K푸드 메뉴도 운영한다. 대한항공도 지난해 3월 서울 한남동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세스타’ 김세경 셰프와 협업해 문어 영양밥, 차돌박이 비빔밥, 전복덮밥, 신선로 등 한식 기내식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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