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출 호황인데 일자리 쇼크, 반도체에 가린 청년 고용 그늘

2026. 6. 12.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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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일자리정보 게시판에서 한 젊은 여성이 구인정보를 확인하고 있다. 뉴스1

지난달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4만 명이나 감소, 12·3 불법 계엄 사태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제조업만 따로 보면 무려 14만 명이나 줄어, 7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추락했다. 15~29세 청년층 취업자 수가 25만5,000명이나 급감한 대목도 걱정을 키운다. 5월 수출이 반도체 호황으로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새로 쓴 가운데 이런 고용 성적표가 나온 건 충격적이다.

이번 취업자 수 감소는 미국·이란 전쟁 장기화로 원자재 수급 차질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정부 설명이다. 고유가가 지속되며 비용 상승 등이 본격화하고 있는 영향도 보인다. 단기간 내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란 얘기다. 일각에선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고용을 늘려줄 것이란 기대를 하지만 반도체는 기본적으로 장치산업이라 취업유발계수가 낮다.

무엇보다 청년 일자리 상황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는 건 심각한 문제다. 청년 취업자 수 감소세는 이미 43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더구나 지난달 감속 폭은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2021년 1월 이후 가장 컸다. 청년층 실업률은 7.2%로 올랐고, 아예 구직 활동조차 포기한 ‘쉬었음’ 인구는 244만 명까지 불어났다.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데도 청년 일자리가 없다는 건 인구 하락 폭보다 청년 취업자 수 감소 폭이 더 크다는 뜻이다.

반도체 수출 덕에 올해 성장률 전망은 2.6%까지 상향 조정되고 있다. 그 과실은 극소수에게 집중될 공산이 크다. 그러나 지금은 성과급 잔치를 벌일 때도, 수출과 성장률 착시에 취해 있을 때도 아니다. 화려한 반도체 성과의 그늘에 가린 청년들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는 게 더 급하다. 정부는 청년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를 만들 산업 구조 개혁을 서두르고, 기업은 수시와 경력 채용보다는 공채를 늘려 청년에게 취업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 기존 일자리와 기득권을 과도하게 보호하는 과정에서 청년 일자리가 희생되고 있는 건 아닌지 살펴 균형점을 찾는 건 사회적 과제다. 청년 없인 나라의 미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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