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법정 정년 2037년까지 65세로”… 청년 채용 위축 없어야

특위가 가닥을 잡은 안은 2029년부터 정년을 61세로 올리고 이후 2년마다 1세씩 높여 2037년 65세 정년을 완성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12월 민주당이 제시한 3가지 시나리오 중 가장 속도가 빠른 안이다. 기업 부담을 줄이기 위해 근로시간 조정과 임금체계 개편을 한시적으로 허용할 필요성도 거론했다. 하지만 소득공백 해소를 위해 즉시 정년 연장이 필요하다는 노동계와, 일률적인 연장 대신 퇴직 후 재고용과 임금체계 개편을 요구하는 재계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 진통이 예상된다.
초고령사회 진입과 생산가능인구 감소를 감안하면 고령층의 경제활동 연장은 피할 수 없는 과제다. 다만 근속 연수에 따라 임금이 오르는 경직된 임금체계를 그대로 둔 채 물리적 정년만 늘리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기업의 노동 비용이 증가해 신규 투자가 위축되고 일자리 창출 능력이 줄어드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무엇보다 가뜩이나 얼어붙은 청년 고용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달 15∼29세 취업자는 1년 전보다 25만5000명 급감해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 1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청년 고용률도 43.8%로, 전년 대비 2.4%포인트 하락했다. 인공지능(AI)의 도입과 기업들의 경력직 선호 등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지조차 못하고 이른바 ‘장백청(장기 백수 청년)’으로 전락한 청년들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이 기존 근로자들의 고용을 유지하느라 신규 채용의 문을 닫아버린다면 청년들의 절망감은 더욱 커질 것이다.
정년 연장이 기성세대의 기득권을 연장하기 위해 청년의 일자리를 갉아먹는 제로섬 게임이 돼선 안 된다. 직무와 성과 중심으로 임금체계를 유연하게 개편하는 노동 구조개혁과 함께 추진해야 기업이 감당할 수 있고 신규 채용의 여력도 생긴다. 속도에 얽매이기보단 미래 세대인 청년들의 일자리 진입 기회를 막지 않도록 충분한 논의를 거쳐 신중하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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