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오세훈, 어차피 재선거…넌 내게 모욕감을 줬어"

김호경 에디터 2026. 6. 11.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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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 사기범 일당 조속히 기소" 발언에 격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배은망덕…꼭 기억할게"
"10년 야인 당선시켜줬더니, 도저히 용서 안 돼"
"어차피 시장직 내놓아야" 유죄 선고 거듭 장담
"김건희 여론조사 무상 제공 사건과 구조 달라"
특검법 따라 올 연말~내년 초 대법원 확정판결
오세훈 서울시장이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명태균 여론조사 의혹' 사건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6.6.10.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6·3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이후 재개된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 재판'에 출석하며 혐의를 전면 부인한 채 "명태균 일당 사기범들을 기소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명태균 씨가 "도저히 용서가 안 된다"고 강력 반발하며 반드시 유죄가 나오게 하겠다는 취지로 경고하고 나섰다.

명 씨는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나는 6살 때 어머니를 떠나보내고 생계를 위해 중풍에 걸린 할머니와 고구마 줄기를 팔러 다녔다. 11살 때 노숙자 생활을 했으며, 12살 때 아버지를 잃었다. 26살까지 목장에서 하루에 16시간을 죽어라 일만 했다"고 자신의 어려웠던 삶을 회상한 뒤 "오세훈 당신 같은 부르주아는 늘 절벽 위에 서 있는 삶을 산 나 같은 놈을 이길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인간이 어떻게 배은망덕한 짓을 눈 하나 깜짝이지도 않고 할 수 있나?"라며 유명 영화 대사를 인용해 "너는 나에게 모욕감을 줬다. 오세훈 꼭 기억할게"라고 전했다.

명 씨는 전날 오후에는 "오세훈, 네가 역지사지로 생각해 봐라. 10년이나 수렁에 빠져 야인으로 전전하는 X을 서울시장 당선시켜 줬더니 약속은 안 지키고 나를 4건이나 고소 고발한 배은망덕도 유분수지, 금수보다 못한 X아!" "너는 도저히 용서가 안 된다" "오세훈 시장은 부끄러움이 없구나! 오늘 네가 뱉는 말은 다 업(業)으로 돌아올 거다. 2021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때 오세훈 시장이 사람 도리를 했으면 오늘날 이런 일들이 벌어졌을까?" 등의 강도 높은 비판 글을 페이스북에 잇따라 올렸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는 10일 오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오 시장과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에 대한 속행 공판을 열었다. 지방선거로 인해 한 달 이상 중단됐다가 재개된 재판에 출석하며 오 시장은 취재진에게 "세상에서 제일 나쁜 수사기관은 범죄자와 범죄 피해자를 뒤바꿔서 기소하는 곳"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특검팀은 정말 악질적"이라고 민중기 특별검사팀을 맹비난했다.

이어 "재판 과정을 통해 명태균과 강혜경 일당이 제공했던 여론조사는 표본 수가 부풀려진 가짜 여론조사라는 점이 모두 밝혀졌고 법정 자백도 이뤄졌다. 이런 상태라면 수사기관에서 이들을 사기죄로 조속히 수사해 기소해야 하는데 아직 전혀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면서 "민중기 특검 목표대로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지나갔으니, 늦었지만 이제라도 조속하게 명태균 일당 사기범들을 기소해야 마땅하다"고 특검팀에 촉구했다.
명태균 씨가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6.3.20 [공동취재] 연합뉴스

명 씨는 이 같은 오 시장의 발언에 격분한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은 이날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 참여자들이 요구하는 재선거에 대한 입장과, 재판 결과에 따라 시장직을 잃을 수 있는 상황에 대해선 대답하지 않았지만 명 씨는 서울시장 재선거가 치러질 것이라고 거듭 장담했다. 그는 오 시장이 6·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를 상대로 막판 대역전극을 펼친 끝에 5선에 성공하고 업무에 복귀한 4일부터 "잔칫날 재 뿌리는 것은 아니지만 본인도 잘 알다시피 1심 유죄가 나온다"고 찬물을 끼얹은 바 있다.

이후에도 "오세훈 시장은 유죄다. 어차피 서울시장직 내놓아야 한다. 무슨 미련이 그리 많나?" "뛰어 봐야 손오공은 부처님 손바닥, 오세훈은 명태균 손바닥" "걱정하지마. 어차피 재 보궐선거 치르게 된다" "오 시장 사건은 후원자를 통한 여론조사 비용 대납 여부가 재판에 쟁점. 오 시장 측이 말한 김건희 여사 사건(여론조사 무상 제공)과 입증 구조가 전혀 다르다. 김 여사가 무죄니 오세훈도 무죄라는 주장은 지록위마" 등의 글로 연일 직격탄을 날리며 오 시장에 대한 유죄 판결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명 씨가 호언하는 대로 오 시장이 만약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아 확정되면 정치자금법에 따라 시장직을 상실함은 물론 피선거권 박탈로 차기 대선에 나올 수 없게 된다. 결심공판이 오는 17일로 예정됐고, 특검법에 의하면 1심 선고는 공소제기일로부터 6개월, 2심과 3심 선고는 전심의 판결선고일부터 각각 3개월 이내에 해야 하기 때문에 오 시장에 대한 대법원 확정판결은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에 나올 전망이다.

민중기 특검팀은 6개월 전인 지난해 12월 1일 오 시장과 강철원 전 부시장, 사업가 김한정 씨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오 시장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 씨로부터 여러 차례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보고 오랜 후원자로 알려진 김 씨에게 비용을 대신 내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캠프 비서실장이었던 강 전 부시장은 오 시장의 지시로 명 씨와 연락하며 설문지를 주고받는 등 여론조사 진행에 관해 상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팀 공소사실에 따르면 명 씨는 2021년 1월 22일∼2월 28일 공표용 여론조사 3회, 비공표용 7회 등 총 10회의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김 씨는 같은 해 2월 1일부터 3월 26일 사이 5회에 걸쳐 여론조사 비용 명목으로 총 3300만 원을 명 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의 실무자 강혜경 씨에게 지급했다. 특검팀은 김 씨가 오 시장과 강 전 부시장을 위해 여론조사 비용을 낸 행위가 정치자금법 45조 1항에서 금지한 '불법 기부'에 해당한다고 봤다. 이 조항은 법이 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하거나 받을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haojing610@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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