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어버린 월드컵 응원 열기, 경남지역도 잠잠
남해 마늘한우축제장 외 계획 없어
“협회 운영·감독 선임 잡음 신뢰 잃어”
‘세계인의 축제’ 월드컵이 개막했지만 예년 같은 열기가 사라지면서, 대회마다 수천 명이 모여 응원전을 펼치던 경남 지역의 거리 응원도 올해는 찾아볼 수 없을 전망이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이 12일 개막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오전 11시 체코와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하지만 월드컵을 맞이하는 분위기는 전과 사뭇 다르다. 남해군이 11일부터 여는 마늘한우축제 행사 중 하나로 대표팀 응원전을 마련한 것을 제외하면 도내 시군 차원의 공식 거리 응원 계획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남도축구협회 또한 거리 응원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경남도 체육지원과 관계자는 “경남도나 각 지자체에서도 별도 계획이 없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코로나19 이후로 단체로 모이는 문화 자체가 줄어들고 경기 시간대가 오전인 것도 영향이 있는 것 같다”며 “스포츠에 대한 열기도 예전보다는 덜하는 등 단정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복합적인 이유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과거 월드컵 기간 경남 곳곳에서는 대규모 거리 응원이 열렸다.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당시에는 평일 오전에 경기가 열렸지만, 시민들의 높은 관심과 기대가 모여 서울 광화문광장 등 주요 구역뿐 아니라 경남 일부 지역도 주요 거리 응원 지역으로 분류됐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때도 함안체육관과 진주종합경기장, 거제종합운동장, 김해진영운동장 등에서 단체 응원이 진행됐다. 당시 진주종합경기장에는 7000여 명이 모이기도 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당시까지도 경남 일부 지자체들이 거리 응원을 준비했으나 이태원 참사 여파로 취소된 바 있다.
반면 올해는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전체적으로 월드컵에 대한 인지가 줄어들면서 분위기가 달라진 모습도 보인다. 11일 창원지역 시민들에게 월드컵에 대한 관심도를 물은 결과 개최 사실 자체나 대표팀 경기 일정을 모르는 시민이 적지 않았다. 김수연(24) 씨는 “월드컵을 하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며 “예전에는 TV를 틀면 자연스럽게 경기를 챙겨봤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40대 직장인 정모 씨는 “선거가 끝나고 바로 열리는 거니 관심이 집중되지 않는 느낌이고 요새는 예전처럼 뜨겁게 응원전을 펼치는 분위기도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동안 대한축구협회를 둘러싼 각종 논란은 축구 열기 감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 2023년께부터 협회 운영과 감독 선임 과정 등을 둘러싼 잡음이 지속되며 국민과 축구팬들로부터 신뢰를 잃으면서 예전과 같은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심근아 기자 guna@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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