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끝, 수사 돌입… 경남 단체장 당선인들 줄수사 직면
사법당국, 의혹 실체 규명 착수
경찰 “법·원칙 따라 진상 밝힐 것”
6·3 지방선거가 막을 내린 지 일주일여 만에 경남 지역 전역이 사법당국의 전방위적인 수사 국면으로 전환됐다. 수사기관이 선거 과정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의 실체 규명을 위해 광역 및 기초단체장 당선인들을 상대로 강제수사에 착수하고 있다.
11일 경남경찰청은 이번 지방선거 관련 고발 사건 및 제보 내용에 대해 선관위 이첩 자료를 바탕으로 혐의 입증 절차를 밟고 있다. 특히 경찰이 지자체 청사에 대한 압수수색까지 단행하는 등 빠른 속도로 증거 확보에 나서면서 기소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가장 사안이 엄중한 곳은 재선에 성공한 박완수 경남도지사 당선인 측을 향한 수사다. 경남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지난 9일 경남도청 일부 사무실을 대상으로 전격적인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딥페이크·관권선거 의혹’ 사건과 관련해서다.
이번 사건은 박 당선인 캠프 내부 인사가 “경남도청 소속 일부 공무원들이 상대 후보인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후보를 비방하기 위한 인공지능 합성 영상을 제작하고 이를 유포하는 데 가담했다”고 선관위에 제보하며 시작됐다. 경찰은 확보한 컴퓨터와 저장 장치 속 디지털 데이터 분석을 통해 실제 공직자가 선거운동에 개입했는지, 상부의 지시나 묵인이 있었는지 등 구체적인 인과관계를 수사하고 있다. 이에 박 당선인 측은 수사 초기부터 강경한 입장이다. 캠프 측은 지난달 보도자료를 통해 “‘딥페이크 전담팀’은 존재한 사실이 전혀 없다. 없는 조직을 있는 것처럼 꾸며내고, 캠프와 무관한 행위를 캠프의 조직적 범죄인 양 몰아간 것은 선거 직전 유권자의 판단을 흐리기 위한 중대한 허위사실 공표”라고 반발했다.
시 단위 기초단체장 당선인들의 사법 절차도 진행되고 있다. 3선 연임에 성공한 조규일 진주시장 당선인은 주변 인물의 이권 개입 및 뇌물수수 의혹으로 인해 진주시청에서 압수수색이 강행됐다. 지역 내 특정 관급자재 납품 과정에서 불법적인 자금 흐름이 있었다는 정황과 관련 녹취록이 수사기관에 접수되면서다. 이에 대해 조 당선인 측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며 의혹 제기자들을 선거사무소 명의로 맞고발한 상태다.
강기윤 창원시장 당선인 또한 수사망에 올랐다. 강 당선인은 올해 초까지 맡았던 한국남동발전 사장 시절, 기관 예산으로 창원 지역 내 봉사단체 소속 회원들에게 식사 대금과 현물 선물을 제공하는 등 공직선거법상 금지된 기부행위와 사전선거운동을 한 혐의를 받는다. 강 당선인 측의 선대위는 지난달 성명을 통해 “선관위 조사 결과 선거법 위반 구성요건 해당 혐의를 찾을 수 없어 수사의뢰 대상에서 제외한, 사실상 무혐의로 결론 난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군수 당선인들 또한 수사 대상이다. 차석호 함안군수 당선인은 진주시 부시장 재직 중 자신을 추천인으로 함안군민 수십 명을 국민의힘에 입당하도록 해 공무원 신분으로 당원 가입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 고발당했다. 차 당선인 측 선대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국민의힘 경남도당과 중앙당 역시 관련 사안을 검토했고, 당내 재심 절차를 거쳐 후보 자격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한 바 있다”고 반박한 바 있다.
유명현 산청군수 당선인의 경우 선거운동 기간 발생한 불법 기부행위 의혹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등은 최근 유 당선인이 지역 내 종교시설을 방문해 불법적인 방식으로 교회 헌금을 제공했다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장을 냈다. 이에 대해 유 당선인 측은 10일 입장문을 통해 “제3자가 자신의 비용으로 후보자 명의를 사용해 산청교회에 기부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해당 기부 사실을 사전에 전혀 알지 못했으며 사후에도 어떠한 관여를 하지 않았고, 직접 기부하거나 지시 또는 승낙한 사실도 없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공소시효 만료 이전까지 검찰에 송치할 수 있도록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경남경찰청 관계자는 “엄중한 사안인만큼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어태희 기자 ttott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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