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없이 로봇 못 만들 판…전기차 기술로 부품 생산 장악”

이혜원 기자 2026. 6. 11. 21:0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NYT “로봇 훈련시킬 SW는 엔비디아에 의존”
지난달 26일 중국 저장성 이우시 국제상무성 6기에 있는 유니트리의 상점에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진열돼있다. 이우(중국)=뉴시스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현재 중국이 휴머노이드 로봇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다며 “중국 없이는 로봇을 생산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1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자국의 전기차 산업을 기반으로 다른 국가들이 따라잡을 수 없는 규모와 속도,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로봇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중국의 대표적인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 유니트리(위수커지·宇樹科技)는 대당 5000달러(약 765만 원)미만으로 수천 대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생산한다. 과거엔 일본 등 해외 공급업체에 의존했던 센서나 관절 같은 부품도 현재 중국에서 직접 만들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글로벌 리서치에서 중화권 자동차 및 산업 부문을 총괄하는 밍쉰 리는 “중국 기업의 부품 없이 휴머노이드 로봇을 만드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부품 가격이 너무 빠르게 내려가서 다른 나라들이 경쟁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중국은 경제적으로 유용한 로봇 산업 분야인 ‘공장 자동화’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구축했다고 NYT는 봤다. 2024년 중국 공장에서는 200만 대가 넘는 로봇이 가동됐고 추가로 30만 대가 설치될 예정이다. 이는 전 세계 나머지 국가들의 공장에서 가동된 로봇들을 합친 것보다 많은 수치다. 산업용 로봇 설치는 중국 다음으로 큰 시장인 일본, 미국, 한국, 독일에선 모두 감소세라고 NYT는 전했다.

중국이 인간처럼 움직이고 행동하는 로봇을 생산하기 위한 경쟁에서 앞서 있는 것은 중국 전기차 산업의 부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중국은 수십 년에 걸친 정부 투자와 나사부터 리튬이온 배터리까지 거의 모든 부품을 국내에서 생산하는 데 초점을 맞춘 전략을 통해 세계 최대 전기차 수출국이 됐다.

현재 전기차 부품 제조업체들은 로봇 제조에도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리는 “자동차 부품을 만들 수 있는 회사라면 휴머노이드 로봇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봇과 전기차 두 산업의 많은 부분이 겹친다는 뜻이다.

미국 테슬라는 중국 상하이에 거대한 공장을 설립하면서 중국 전기차 붐을 일으켰다. 테슬라를 중심으로 성장한 공급망은 테슬라의 로봇 사업에도 활용되고 있다. 테슬라는 중국 이외 지역 고객을 위해 별도의 공급망 구축을 추진해 왔지만 여전히 부품의 최소 70%를 중국 제조업체에 의존하고 있다고 리는 전했다.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와 샤오미 등은 공장에 물건 운반 같은 간단한 작업을 위해 휴머노이드 로봇을 배치했다. 이 로봇 중 일부는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인 유비테크(UBTECH)에서 제작했다.

중국 기술 산업의 중심지인 선전에 있는 유비테크는 주변에 수많은 공급업체를 두고 있는데, 이 업체들의 상당수는 이전에 전기차 부품을 만들다가 로봇 산업으로 전향한 곳이다. 유비테크 최고브랜드책임자(CBP)인 마이클 탐은 “거의 모든 부품을 몇 시간 안에 받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유비테크는 지난해 휴머노이드 로봇 1000대를 생산했으며, 올해 그 10배를 만들 계획이다.

중국 투자자들은 지난해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에 50억 달러(약 7조6495억 원) 이상을 투자했다. 이는 지난 5년간의 투자액과 맞먹는 규모다. 올해 1~5월 해당 산업에 대한 투자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억 달러(약 1조5299억 원) 가까이 증가했다.

다만 중국 기업들은 로봇에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법을 훈련시킬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이에 미국 엔비디아의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지난달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유니트리와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양사는 엔비디아의 칩과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추론 능력을 갖춘 로봇 제품군을 개발하고 오는 10월 출시할 예정이다.

이혜원 기자 hyewon@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