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가는 길이 곧 역사 손흥민, “네 번째여도 월드컵은 늘 설레는 꿈의 무대”…개인 기록보다 팀 우선 강조, ‘마지막 월드컵’ 질문엔 “내가 결정할 일”



축구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34·LAFC)이 자신의 네 번째 월드컵을 앞두고 설렘과 책임감을 동시에 드러냈다.
홍명보 감독(57)이 이끄는 대표팀은 12일 오전 11시(한국시간) 멕시코 할리스코주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체코와 2026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을 치른다.
이번 대회는 손흥민의 네 번째 월드컵이다. 한국 선수 중 월드컵 4회 출전 기록을 가진 선수는 홍명보, 황선홍, 이운재뿐이다. 손흥민은 현 대표팀 골키퍼 김승규(36·FC도쿄)와 함께 한국 선수 월드컵 최다 출전 타이기록을 세우게 된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기록보다 월드컵이라는 대회 자체에 더 큰 의미를 뒀다. 체코전 하루 전인 10일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그는 “월드컵을 처음 나가든 네 번 나가든 마음가짐은 비슷하다. 어린아이처럼 꿈을 꾸게 되는 무대”라며 “16강에 진출했던 2022카타르월드컵의 좋은 기억을 떠올리며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이미 한국의 월드컵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2014브라질월드컵부터 세 대회 연속 뛰며 10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했고, 3골·1도움을 기록했다. 박지성, 안정환과 함께 한국 선수 월드컵 본선 최다골 공동 1위다. A매치에서 144경기 56골을 올린 손흥민은 차범근의 역대 최다골(58골)에도 도전한다.
하지만 그는 개인 기록보다 팀의 성공을 먼저 이야기했다. 손흥민은 “축구는 개인 스포츠가 아니다. 승리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항상 고민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 대해서도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대표팀은 지난달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사전 캠프를 진행하며 고지 적응에 공을 들였다. 해발 1571m인 과달라하라 환경에 대비하기 위해 고도가 비슷한 솔트레이크시티(1460m)에서 체계적으로 훈련했다. 6일 베이스캠프인 멕시코 과달라하라 사포판의 치바스 베르데 바예에 입성해 높이가 강점인 체코를 겨냥해 세트피스를 가다듬는 작업에 열중했다.
손흥민은 “훈련을 하면서 이렇게까지 쏟아부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했다. 나 역시 자극을 받을 정도였다”며 “선수들이 흘린 땀과 노력이 이번 대회에서 꼭 좋은 결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체코에 대한 경계심도 늦추지 않았다. 체코는 독일 분데스리가의 강호 레버쿠젠에서 뛰는 191㎝ 장신 공격수 파트리크 시크(30)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웨스트햄의 주장 토마시 소우체크(31) 등 수준급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손흥민은 “체코 선수들은 모두 좋은 리그에서 뛰고 있는 훌륭한 선수들”이라며 “내가 개인적으로 누군가를 뚫겠다는 생각보다는 늘 해왔던 방식대로 팀과 함께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손흥민은 월드컵을 향한 애정이 큰 만큼, 베테랑이 된 지금도 이번 대회를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으로 규정하지 않았다. 그는 ‘이번이 마지막 월드컵이 될 것 같나’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내가 마지막 월드컵이라고 말한 적은 한 번도 없다”며 “결국 선택은 내가 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과달라하라|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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