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문조털불래유 vs 한강새똥돼주길
민주당은 2003년 집권 후 극심한 내분에 시달렸다. 친노 중심 신주류는 신당 창당을 주장했고, 호남 구주류는 당 사수를 외쳤다. 2003년 9월 4일, 민주당 당무위에선 구주류 여성이 신주류 여성 머리채를 잡아당겼고, 이때 러닝셔츠 차림의 한 남성 당원이 회의장을 활보했다. 이날 이후 양측은 완전히 결별했고 2003년 11월 친노 열린우리당이 창당됐다.
▶열린우리당은 과반 의석을 확보했지만, 또 자기들끼리 싸웠다. 강경파들은 온건파를 향해 “난닝구는 민주당으로 돌아가라”고 했다. ‘난닝구’는 러닝셔츠 차림 남성을 빗댄 것인데 호남 구주류를 비하하는 말로 사용됐다. 온건파들도 “우리가 난닝구면 너희는 빽바지”라고 맞섰다. 유시민씨가 국회 첫 등원 때 정장 대신 흰바지를 입고 온 것을 빗댄 것이다. 열린우리당은 2007년 분당 때까지 ‘난닝구 대 빽바지’ 싸움으로 날을 샜다.
▶‘난닝구 빽바지’ 이전에도 정당에는 계파 갈등이 늘 있었다. 그래도 신파, 구파, 신주류, 구주류, 동교동, 상도동 이렇게 점잖게 불렀다. 사람 이름을 쓴 천신정(천정배·신기남·정동영),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도 등장했다. 보수 정당도 계파 갈등이 심했지만 이름 짓는 네이밍 기술은 민주당에 상대도 안 됐다. 친이, 친박, 친윤, 비윤 이런 정도다.
▶하지만 운동권들은 학생 때부터 줄임말로 노선 투쟁을 했다. 전대협, 전노협 정도는 애교 수준이다. 80년대 사구체(사회구성체) 논쟁 때 NL(민족해방)은 식민지반봉건사회론(식반론)을 PD(민중해방)는 신식민지국가독점자본주의론(신식국독자론)을 주장했다. 이 논쟁의 대가가 조희연 전 서울교육감이다. 이런 사람이 서울 학생 교육을 책임졌다.
▶운동권이 민주당을 장악한 이후 사람과 사건에 이름 붙여 공격하는 기술은 더 늘었다. 그 기술이 계파간 상호 공격에 그대로 쓰이고 있다. 겉과 속이 다르다고 ‘수박’, 개혁의 딸이라고 ‘개딸’, 머리가 깨져도 문재인이라고 ‘대깨문’이다. 지방선거 이후 정청래 대표 측과 친명계의 갈등이 폭발하고 있다. 양측 지지자들은 친청계를 ‘문조털불래유’로, 친명계를 ‘한강새똥돼주길’로 부르며 공격한다. 문재인, 조국, 김어준(털), 매불쇼, 정청래, 유시민이 ‘문조털불래유’이고 한준호, 강득구, 김민석, 이동형(친명 유튜버), 김용민(나꼼수), 이언주, 송영길이 ‘한강새똥돼주길’이라고 한다. 이 중 ‘새똥돼’는 김민석, 이동형, 김용민의 멸칭이다. 20년 전 ‘난닝구 빽바지’는 낭만 시대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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