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채 없이 재원 조달 가능한 공약인가 [박찬대 100일 프로젝트 점검·(1-1)]
e음카드·산후조리비 한도 확대…
법인지방세 내년·우발세수는 미정
지방교부세만 정부 기조따라 기대
당선자측 “확보 방안 구체화될것”

박찬대 인천시장 당선자가 내달 1일 취임 즉시 시행하겠다고 공약한 1호 정책은 ‘긴급 민생회복 100일 프로젝트’(이하 100일 프로젝트)다.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를 통한 보편적 소비 지원, 생애주기·분야별 맞춤형 지원 대책을 마련해 중동전쟁 등으로 인한 ‘물가 상승의 파도’로 어려워진 민생 문제를 해결하는 목적의 프로젝트로 오는 8~9월 한시적으로 추진된다. 박 당선자는 지난달 10일 해당 공약을 발표하면서 “지난 2월 중동전쟁의 여파가 물가 상승이라는 파도로 우리네 산업 현장과 밥상을 덮치고 있다”며 민생 회복 대책 마련의 시급성을 설명했다.
100일 프로젝트는 민선 9기 ‘박찬대표 시정’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박 당선자가 취임 즉시 추진하는 초단기 과제로 사업 추진을 위한 추가 재정 확보, 사업 실효성 제고, 지속 가능한 민생 대책 마련 등이 관건이다.
첫 관문은 ‘재원 확보’다. 100일 프로젝트는 현 인천e음 카드 캐시백 20% 확대를 유지하면서 월 사용 한도를 50만원(7월까지 한시 적용)에서 100만원까지 늘리는 대책이 골자다. 또한 ▲산후조리비(150만원) 지원 대상 4천명 확대 ▲아동급식 지원 단가 증액 ▲전세사기 피해자 긴급지원(최대 200만원 현금 지원 및 피해건물 시설 관리 지원) ▲청년 월세 지원 10만원 증액 ▲소상공인 경영안정 지원 확대 ▲농어업인 수당 한시 상향 등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민선 8기 인천시가 지난 4월 마련한 1차 추가경정예산의 증액분 약 2천700억원(정부 고유가피해지원금 지방비 분담액 포함)으로 추진하는 1차 민생 대책의 취지를 이으면서 그 혜택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박 당선자는 100일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2천400억원을 증액하는 2차 추경을 단행하겠다고 했다. 2차 추경으로 증액되는 예산 대부분은 인천e음 카드 캐시백 확대 대책에 쓰이게 된다.
현재 인천시 예산 상황을 보면 2차 추경 여건은 녹록지 않다. 인천시는 지난 1차 추경 때 2026년 보통교부세 확정분과 정부의 내국세 초과 세수에 따른 교부세 지방 배분액 등 추가 세입 1천874억원을 자체 민생 대책 주요 재원으로 활용했다. 또 인천시는 지방채 663억원을 발행해 정부 고유가 피해지원금의 지방비(시비·군구비) 분담금으로 충당했다. 인천시 관리채무비율은 지난해 13.2%에서 1차 추경 기준으로 15.0%(추정)으로 늘었다.
인천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1차 추경안 심사보고서에서 “중동 전쟁으로 인한 국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어느 시점까지 작용할지 알 수 없고 회계연도가 상당 기간 남아있는 상황에서 보통교부세 등 가용한 자주재원을 미리 소진할 경우, 향후 예상치 못한 재난·재해, 새로운 정책 수요나 지역 현안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며 “법정·의무 지출 위주의 재정 운영으로 재정의 경직성이 심화될 가능성과 추가 필수 재원 마련을 위한 지방채 발행이 확대된다면 재정 건전성 지표가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검토했다.
1차 민생 대책 추진으로 2차 100일 프로젝트를 추진할 인천시의 가용 재원이 결코 넉넉하지 않은 상황인 것이다. 그럼에도 박 당선자는 지방선거 과정에서 ‘지방채 발행 없는 2차 추경’을 공약했다. 현재까지 박 당선자 측이 추산한 100일 프로젝트 재원 확보 방안은 정부 법인세 초과 세수에 따른 법인지방소득세 600억원, 하나금융지주 본사 유치에 따른 우발세수 1천억원, 이른바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힘입은 지방교부세 추가 교부, 불용·이월 예산과 순세계잉여금 조정 등이다.
그러나 법인지방소득세 증가분은 내년에 확보할 수 있으며, 취득세 등 우발세수 규모는 확정적이지 않다. 지방교부세는 정부 정책 기조에 따라 올해 추가 교부를 기대할 수는 있다. 인천시 불용·이월 예산과 순세계잉여금 조정은 세밀한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다. 지난 10일 민선 9기 인천시장직 인수위원회는 아직 100일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재원 확보 방안을 발표하지 않은 상황이다.
박 당선자 측 관계자는 “지방선거 기간 공약 수립 등을 위해 선거캠프에서 인천시 재무 현황 등을 파악하긴 했지만, 당선 이후 인천시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는 과정에서 우리가 미처 몰랐던 부분도 나올 수 있다”며 “이제 인수위가 꾸려진 만큼 재원 확보 방안을 구체화하는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박경호·김희연 기자 pkhh@kyeongin.com
Copyright © 경인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