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삶] 미국 상호관세 환급 본격화, DDP 수출기업이 놓치면 안 될 권리

김석오 2026. 6. 11.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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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호관세 환급 절차가 본격화되면서 한국 수출기업, 특히 DDP(수입관세·통관비용 수출자 부담 조건)로 미국에 수출한 기업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수출 기업은 "미국에서 관세가 환급되면 우리가 부담한 관세도 돌려받겠지"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미국 통관제도상 환급의 출발점은 한국 수출자가 아니라 IOR(Importer of Record, 미국 수입신고상 수입자)이다. 실제 관세를 부담한 사람이 한국 수출기업이라도, 환급 신청권과 환급금 수령권은 원칙적으로 IOR에게 귀속된다.

이번 환급 문제는 IEEPA(국제비상경제권한법) 관세에 대한 미국 연방대법원의 최종 판결에서 비롯되었다. 미국 국제무역법원은 IEEPA 관세가 부과된 미청산 수입신고 건에 대해 해당 관세를 제외하고 청산하도록 명령했다. 이미 청산되었더라도 최종 확정되지 않은 수입신고 건도 IEEPA 관세를 제외해 다시 청산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일정 요건을 충족한 미국 수입업자는 납부한 IEEPA 관세와 이자를 환급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다만 이번 환급은 미국 수입 시 부과된 모든 관세를 돌려주는 절차가 아니다. CAPE(통합 수입신고 환급처리시스템)는 IEEPA 관세 환급을 위한 시스템이다. 따라서 동일한 수입신고 건에 IEEPA 관세와 함께 232조 철강·알루미늄·구리 관세 등 품목관세, 일반관세, 반덤핑·상계관세가 함께 부과되었더라도, 환급 대상은 원칙적으로 IEEPA 관세 부분에 한정된다.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은 ACE(미국 전자통관 시스템) 안에 CAPE를 구축하고 있다. CAPE는 IEEPA 관세 환급을 수입신고 건별로 처리하지 않고, 수입자 기준으로 통합해 관세와 이자를 함께 환급하는 방식이다. 2026년 4월 20일부터 시작된 1단계는 모든 수입신고 건이 아니라 일정한 미청산 건과 청산 후 80일 이내 일부 건을 우선 대상으로 한다.

환급 신청은 IOR 또는 해당 수입통관을 대행한 미국 관세사가 ACE Portal(미국 전자통관 포털) 계정을 보유하고, ACH(미국 전자계좌이체 환급계좌) 정보를 등록한 뒤, CAPE Declaration(CAPE 환급신청서)을 제출하는 방식이다. CAPE Declaration은 CSV(쉼표로 구분한 값 파일) 형식으로 제출하며, 파일에는 환급을 요청하는 Entry Number(수입신고번호) 목록만 기재하면 된다. 수입신고필증(Form 7501), 인보이스, 선하증권(B/L)을 첨부하는 방식은 아니다.

문제는 DDP 거래에서 발생한다. DDP 조건에서는 한국 수출자가 미국 내 관세와 통관비용 등을 부담하지만, 미국 수입신고서상 IOR가 미국 바이어 또는 물류회사로 되어 있다면 CBP가 환급금을 지급하는 상대방은 한국 수출기업이 아니다. 예를 들어 한국 기업 A가 DDP 조건으로 수출하면서 IEEPA 관세 1만 달러를 부담했더라도, IOR가 미국 바이어 B라면 환급 신청 주체와 수령자는 B 또는 B의 통관업체가 될 수 있다.

따라서 DDP 수출기업은 2025년 이후 미국 수출 건을 점검하고, 수입신고필증을 확보해 Entry Number, IOR, HTS Code(미국 품목분류번호), Chapter 99(미국 특별관세 코드), 납부 관세액, 청산일자를 확인해야 한다. 특히 IEEPA 관세와 232조 품목관세 등 비환급 관세를 구분해야 한다. 또한 인보이스, 계약서, 정산서, 물류비 청구서, 관세 대납 내역을 모아 실제 관세 부담자가 한국 수출기업임을 입증해야 한다.

미국 바이어와는 CAPE 신청 협조, 환급금 반환 또는 배분, 환급금 수령대리인 지정, 일부 환급 또는 상계 발생 시 정산 기준을 서면으로 합의할 필요가 있다. CAPE 환급금은 전체 수입신고 건 기준으로 과납·과소납이 상계될 수 있고, 수입자의 미국 정부 체납채무에 충당될 수도 있다. 결국 이번 환급은 단순한 세금 반환이 아니라 권리 회수 문제다. DDP로 관세를 부담한 한국 수출기업이라면, 환급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IOR를 확인하고 환급금 귀속을 먼저 문서화해야 한다.

김석오 국제관세무역자문센터(ICTC)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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