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수출로 달러 벌어놓고 왜?” … 원화값 추락 진짜 이유 [이슈 플러스]
올해 5월 한국 수출은 878억달러(통관 기준)로 월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도 372억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6월 4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1531원까지 올랐다. 원달러 환율이 1530원대에서 거래를 시작한 것은 2009년 3월 이후 17년 3개월 만이었다.
환율이 오른다는 말은 원화 가치가 떨어졌다는 뜻이다. 1달러를 1300원에 사던 사람이 1500원을 내야 같은 1달러를 살 수 있다면, 원화의 달러 구매력이 그만큼 약해진 것이다. 달러를 많이 벌어들이는 국면에서 원화 가치가 왜 거꾸로 떨어졌는지가 이번 고환율의 핵심이다.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는 모습. 한국은 지난 5월 수출이 878억달러로 월간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연합뉴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11/mk/20260611182102021umnm.png)
이 가운데 물건을 사고판 상품수지 흑자만 4월 한 달 동안 339억달러였다. 이는 수출 증가가 흑자를 키웠기 때문이다. 국제수지 기준 4월 수출은 906억달러로 1년 전보다 55% 늘었다. 수입은 567억달러로 16% 증가했다. 수출 증가율이 수입 증가율을 크게 웃돌면서 상품수지 흑자가 커졌다.
교과서대로라면 이만큼 벌어들인 달러는 원화를 끌어올려야 한다. 그런데 원화는 반대로 움직였다. 달러가 모자라서가 아니다. 벌어들인 달러가 외환시장에서 원화를 사는 힘으로 충분히 바뀌지 않았다. 한국이 번 달러가 어디로 움직였고, 그달러가 왜 원화의 바닥을 만들지 못했는지를 봐야 하는 이유다.
이번에는 이 길의 중간이 헐거웠다. 4월 상품수지가 339억달러 흑자를 내고 5월 수출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는 동안에도 환율은 내려가지 않았다. 원화는 1530원대까지 밀렸다. 까닭은 환율이 정해지는 방식에 있다. 환율은 장부에 적힌 흑자 규모가 아니라 국내에 있는 외환시장에서 원화를 사려는 손과 달러를 사려는 손이 실제로 맞부딪치는 자리에서 정해진다. 한국이 아무리 많이 벌어도 같은 시기에 달러를 사려는 손이 더 많으면 원화는 약해진다.

물론 이 통로가 흑자를 날려버린 것은 아니다. 지난 4월 경상수지는 여전히 283억달러 흑자였고, 상품수지가 나머지 적자를 충분히 덮었다. 다만 상품수지라는 큰 숫자 하나만 보면 달러가 원화로 남지 않고 빠져나가는 길이 보이지 않는다. 같은 시기 외환시장을 흔든 더 큰 힘은 금융시장에서 나왔다.
특히 최근 들어 미국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달러를 보유할 유인은 더 강해졌다. 미국 10년물 금리는 지난 4~5월 4%대 중반에 달했고, 2년물 금리도 4% 안팎으로 올라섰다. 달러로 사는 대표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의 이자가 오를수록 전 세계 돈은 안전하면서도 이자를 많이 주는 달러로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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