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주식 권하더니 이젠 ‘빚투’ 관리하겠다는 금융당국의 가벼움
![주식 열풍 일러스트. [연합뉴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11/dt/20260611175927715agsi.png)
금융당국이 증시의 ‘빚투’(빚내서 투자) 급증에 신용대출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확대하자 11일 비상관리체계를 전격 가동했다. 대출 목표치를 맞추지 못한 금융사를 매주 불러다 집중 점검하겠다는 것이다. 5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9조3000억원이나 폭증했다. 특히 대출 증가액 중 5조3000억원이 신용대출 과 주식 투자용 마이너스 통장 등 이른바 ‘빚투’ 자금이었다. 만약 증시가 크게 하락할 경우 엄청난 후폭풍이 야기될 것이 분명하다.
문제는 ‘빚투 사태’로부터 금융당국 스스로가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이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정부와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들은 앞다퉈 증시 낙관론을 펴며 투자를 부추겼다. 금융위 부위원장은 방송에 나와 임기내 ‘코스피 5000’ 달성에 대해 “당연히 가능하다”고 공언하는가 하면, 사상 최고치로 치솟는 신용융자 잔액을 두고 “빚투도 레버리지 투자의 한 형태”라며 사실상 빚내서 주식을 사라고 등 떠밀었다. 통화신용정책을 책임지는 한은 전 총재까지 “국내 주가는 크게 높은 수준이 아니다”라며 거품 우려에 면죄부를 줬다. 여기에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관련업체들이 천문학적 영업이익을 내자 개미 투자자들이 ‘영끌’을 하면서 대거 증시로 뛰어들었다. “주식을 안하면 바보”라는 소리조차 나돌았다. 그러면서 돈을 빌려 투자하는 증시의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역대 최대인 38조원에 달하는 등 ‘빚투’가 폭증했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목표로 자본시장을 건전하게 육성하는 것은 당연히 할 일이다. 주주환원정책 확대, 장기 투자자 세제 혜택, 불공정거래 엄벌 등은 평가할만한 정책이다. 하지만 정부가 특정 주가지수 달성을 목표로 내걸고, 과도한 배당 유도로 기업들의 투자여력을 잠식하며, 기업 경영권의 고유권한을 해쳤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국민연금 또한 주가부양에 동원되고 있으며, 증시 역할 중 또다른 축인 기업의 자금조달 통로 기능은 도외시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특정 주가지수를 내걸고 이를 목표로 금융정책을 펼치는 나라는 찾아보기 힘들다. 모든 선택에는 대가가 따른다. 경제 정책도 마찬가지다. 증시부양에 ‘올인’한 대가가 ‘빚투’의 폭발이다. ‘빚투’는 증시에 조정이 올 경우 반대매매 폭탄으로 이어져 추가적인 증시 하락을 초래하고 투자자들을 빚더미에 앉게 할 수 있다. 돈을 빌려준 금융사들의 신용도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이런 우려로 금융당국이 ‘빚 조이기’에 나선 것이다.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가볍게 느낄 수밖에 없는 오락가락 행보다. 냉온탕을 오가는 정책이 반복된다면 시장의 신뢰는 무너진다. 이제라도 뼈저린 반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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