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기술 우위에도 고배…KDDX는 한화오션 품으로

임주희 2026. 6. 11.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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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능력평가 0.64점 앞섰지만 가·감점 평가서 역전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조감도. HD현대중공업 제공


총사업비 7조8000억원 규모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한화오션이 선정됐다. HD현대중공업은 기술능력평가에서 한화오션을 앞섰지만 가·감점 평가에서 순위가 뒤집히며 최종 고배를 마신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HD현대중공업에 적용된 1.2점의 보안감점이 승부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자 선정을 위한 제안서 평가를 마무리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한화오션을 선정한 뒤 이날 오후 양사에 결과를 통보했다.

평가 결과 HD현대중공업은 기술능력평가에서 73.2383점을 받아 한화오션(72.5958점)보다 0.6425점 높은 점수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성·정량평가를 합산한 기술 분야에서는 HD현대중공업이 우위를 점한 셈이다.

그러나 최종 순위는 가·감점 평가에서 갈렸다. HD현대중공업은 가·감점 평가에서 0.1292점을 받은 반면 한화오션은 1.3584점을 획득하며 앞섰다. 이 과정에서 HD현대중공업에는 과거 군사기밀 유출 사건에 따른 불공정행위 이력 감점 1.2점이 반영됐다.

최종 점수는 한화오션이 93.9542점, HD현대중공업이 93.3675점으로 집계됐다. 양사 간 점수 차는 0.5867점에 불과했다. 업계에서는 HD현대중공업이 기술평가에서 앞서고도 보안감점이 적용되면서 최종 순위가 뒤바뀐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화오션은 “KDDX 제안서 평가에서 첨단 함정 기술력과 사업 수행 역량을 바탕으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며 “최종적으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 사업 진행 절차에 따라 방사청과 긴밀히 협의해 지연된 사업 일정을 만회하고 해군 전력 유지에 차질이 없도록 함정 설계·건조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HD현대중공업은 평가 결과에 대한 세부 검토에 나설 방침이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기술점수에서 크게 앞섰음에도 불구하고, 선정되지 못한 데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며 “향후 디브리핑을 신청해 평가결과에 대한 세부내용과 근거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HD현대중공업이 디브리핑 결과를 토대로 추가 대응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평가 근거에 대한 이의신청이나 법적 대응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평가 결과로 경쟁 과열 논란과 함께 약 2년간 장기 표류해온 KDDX 사업자 선정 절차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게 됐다. 방사청은 각 업체의 사후 설명 요청과 이의 신청 등 후속 절차를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6척의 구축함 건조 물량을 양사가 3척씩 나누거나 4척과 2척으로 배분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다만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맡는 업체가 주요 기자재 선정과 체계 통합 과정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게 되는 만큼 상징성과 실익이 크다는 평가다. 향후 해외 함정 수출 시장에서도 ‘한국형 구축함’ 사업을 주도한 경험은 중요한 경쟁력이 될 전망이다.

KDDX는 2030년까지 총 7조8000억원을 투입해 6000톤급 한국형 구축함 6척을 국내 기술로 건조하는 해군 핵심 전력 증강 사업이다. 국내 최초로 통합전기식추진체계(IEPS)를 적용하고 전투체계와 대형 통합마스트 등 핵심 장비를 국산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임주희 기자 ju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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