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은 왜 ‘한국 게임 시장’을 택했을까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지난 5일 방한했던 엔비디아(NVIDIA) 젠슨 황 CEO는 말 그대로 국내 산업계에 '신드롬'을 일으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네이버, 현대차 등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 모두 젠슨 황 CEO와의 회담을 통해 AI사업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자 했다.
이 가운데 새롭게 주목된 산업 분야가 있다. 바로 '게임'이다. 젠슨 황 CEO는 프로게임단 'T1' 소속 '페이커(이상혁)'와의 만남부터 크래프톤·엔씨 등 국내 핵심 게임사와의 회동을 가지며 한국 게임 산업에 대한 관심을 내비쳤다.
전문가들은 이것이 단순한 '보여주기식'이 아닐 것으로 분석한다. 젠슨 황 CEO가 게임 산업을 새로운 AI시장의 먹거리이자 발전 방향으로 봤다는 방증이라는 것이다. 이제 게임은 AI기술개발과 대중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새로운 키워드로 주목받고 있다.
◇ 한국 게임 산업과의 인연, 엔비디아의 발판을 만들다
사실 지금의 엔비디아를 만든 출발점 중 하나는 '서울 용산전자상가'였다. 1990년대 당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한국 PC방과 용산 상가를 돌며 제품 홍보를 직접 나섰다고 한다. 이제 품이 바로 현재 AI반도체 시장의 중심에 있는 '지포스(GeForce)' 그래픽카드(GPU)다.

특히 '리니지',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카운터스트라이크' 등 당시 기준 '고사양' 온라인게임은 GPU 수요를 급격히 증가시키는데 단단히 한몫했다. 컴퓨터 사양이 낮아 조금이라도 반응속도가 느리면 캐릭터가 죽거나 게임 진행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실제로 당시 엔비디아의 매출은 한국이 매우 큰 비중을 차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증권거래위원회의 회계자료를 살펴보면 2000년 엔비디아의 전체 매출은 3억7,450만달러였다. 1999년 삼성전자의 GDDR D램을 탑재한 '지포스 256'이 출시된 직후다. 이때 해당 기간 아시아·태평양 매출은 2억883만달러로 전체의 약 55.8%였다.
이 같은 한국 게임시장과 엔비디아의 깊은 인연은 26년이 흐른 현재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에서도 젠슨 황 CEO는 "지포스를 한국에 소개하기 위해 1990년대 한국에 왔고 이후 엔비디아는 한국과 함께 발전했다"며 "한국은 e스포츠를 만들고 동시에 엔비디아를 발전하게 만든 국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 AI와 게임의 융합, 엔비디아가 노리는 새로운 한국 시장
물론 지금의 엔비디아 지포스 GPU는 이제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게이머가 사랑하는 그래픽카드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여전히 젠슨 황이 한국을 주목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가장 큰 온라인 게임 시장이자 가장 많은 게이머가 존재하는 시장이다.
한국처럼 거대한 온라인게임 시장은 'AI기술' 개발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게임 서버 내에 저장되는 게이머들의 플레이 데이터, 캐릭터의 움직임 등은 모두 AI학습에 활용된다. 이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된 연구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2015년 구글 딥마인드 연구팀은 'Atari 2600'라는 게임을 AI에게 강화학습시켜 인간과 유사한 성과를 내는데 성공한 바 있다.

AI의 게임 산업 내 활용의 긍정적 효과는 대표적으로 '에이리언: 아이솔레이션'을 꼽을 수 있다. 지난 5일에는 신작 '에이리언: 아이솔레이션2'도 공개했다. 이는 2014년 출시된 동명의 게임 후속작이다. 해당 시리즈는 '제노모프'로 불리는 외계생물이 주인공을 사냥하고 이를 피해 살아남는 것이 이번 게임의 주된 내용이다.
이때 제노모프에 사용된 AI는 'Behavior Tree'와 'Director AI'가 서로 다른 역할을 나눠 맡는 구조다. 먼저 Behavior Tree는 제노모프 개체의 행동을 결정하는 장치다. 예를 들어 플레이어의 소리를 들은 소리를 들은 제노모프가 해당 지점으로 이동해 조사한다. 그 다음 흔적을 발견하면 수색하거나 플레이어를 추적, 공격한다.
Director AI는 제노모프에게 플레이어의 대략적인 수색 방향이나 구역을 제시해준다. 이렇게 하면 제노모프는 플레이어의 근처 위치까지 항상 추적한다. 하지만 완전히 찾지는 못해 공포의 강약을 조절할 수 있다.
리서치앤마켓은 "AI기반 게임 시장 규모는 향후 몇 년간 급속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며 "향후 주요 트렌드로는 AI 기반 NPC 행동, 절차적 콘텐츠 생성, 동적 난이도 조정, 실시간 플레이어 분석, 적응형 게임 스토리라인 등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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