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딱하게] 선관위원장 인사권 쥔 조희대, 2016년 재검표서 새누리당 손 들어줘
남영희 전 민주당 후보도 "20년간 재검표 뒤집어진 경우 없다" 스스로 포기
최근 선거관리위원회가 2014년 해양경찰청과 같은 수모를 당할지도 모르는 위기에 처했다.
2014년 5월 대통령이던 박근혜 씨는 세월호 참사 책임을 물어 ‘해경 해체’를 선언했다.
인천 송도에 본청을 둔 해경은 그해 11월 ‘해양경비안전본부’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당시 해경은 수사권을 빼앗기고 조직이 축소 개편되는 등 망신을 당했다.
선관위 해체 여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개혁 대상임은 분명하다.
선거가 있는 해에 휴직 신청이 늘어난다는 뉴스는 국민들을 들끓게 한다.
때문에 선거를 2년에 한 번 꼴로 치르는데, 상시 관리 기구가 필요한지도 의문이 생기는 것.

인천경기지역 34개 투표소 용지 부족, 전국 91곳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치러진 지난 3일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투표소는 총 91곳으로 확인됐다.
인천경기지역은 인천 11곳, 경기 23곳으로 총 34개 투표소에서 용지 부족 사태가 벌어졌다.
잠시라도 투표가 중단된 뒤 재개된 곳은 총 26곳이다. 인천 1곳, 경기 1곳, 서울 42곳, 부산 3곳, 대구 4곳, 인천 11곳, 울산 2곳, 경기 23곳, 충북 1곳, 전북 1곳, 전남 2곳, 경남 2곳이다.
이 때문에 인천시교육감 후보로 나섰던 이대형 경인교대 교수는 지난 8일 무효표 재판정이 필요하다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재검표를 요구하는 ‘선거소청’을 제기했다.
이 교수는 입장문을 내고 “인천시민의 한 표가 제대로 존중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선거소청을 신청한다”고 밝혔다. 다수의 무표효가 발생한 점 등을 두고 개표 결과의 정확성에 의문이 들어, 이를 확인하기 위한 취지다.
당선자는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으로 54만2천849표를 얻어 득표율 36.35%를 기록했다. 이대형 교수는 53만1천629표(득표율 35.59%)로 둘의 표차는 1만1천220표다. 득표율은 0.76%p 차이.
이번 선거에서 무효표는 5만5천410표로, 당선자와 2위 후보의 표 차이보다 5배 정도 많다.
인천시선관위는 오락가락 하고 있다.
선거 다음 날인 지난 4일 인천시선관위는 사과문을 내고,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가 지연된 투표소가 연수구 송도5동 제1투표소와 동춘1동 제6투표소 등 2곳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9일 말을 바꾼다. 재조사 결과, 투표가 잠시라도 지연된 곳은 송도5동 제1투표소 1곳이었다고 정정했다.
또 투표용지 부족 요청을 한 곳은 18곳, 실제 추가 용지를 사용한 곳은 11곳, 투표 지연이 확인된 곳은 1곳이라며 사태를 뒤늦게 수습하는 모양새다.
이는 단순 행정 착오로 봐주기 어렵다. 선거관리는 절차적 신뢰가 핵심이다.
인천서 이뤄진 재검표, 새누리당 손 들어준 조희대
인천에는 실제 재검표가 이뤄진 적이 있다.
2016년 4·13 총선에서 26표 차로 낙선한 국민의당 문병호 전 의원 당선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그해 6월 29일 대법원은 투표용지 재검표를 진행하고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는 신뢰하기 어려웠다.

당시 인천부평갑 투표함을 재검표하니, 문 전 의원은 4만2235표, 정유섭 의원(새누리당)은 4만2258표로 집계됐다.
표차는 26표에서 23표로 줄었지만 ‘판정 보류’가 26표였다. 도로 26표에 물음표가 따라붙은 것.
2016년 9월 8일 대법원은 문병호 전 의원의 청구를 ‘기각’했다. 판정 보류 26표 중 12표가 정유섭 의원 표라고 밝혔다.
대법원이 정 의원 손을 들어준 셈. 당시 주심은 조희대 대법관이었다.
2020년 4.15 총선 때 남영희 인천동미추홀을 민주당 후보는 171표 차이로 무소속 윤상현 후보에게 패배했다. 당시 무효표는 1천451표였다.
남 후보는 당시 재검표 요구를 검토했으나 끝내 포기했다. 포기한 이유를 SNS에 남겼는데, “지난 20년 간 100표 이상의 재검표가 뒤집어진 경우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남영희 후보는 “선거 결과에 승복하지만 인정하진 않는다”는 말도 남겼다.
4년 뒤인 2024년 4.10 총선 때도 인천동미추홀을은 선거관리가 매끄럽지 못했다. 후보도 민주당 남영희와 국민의힘 윤상현으로 같았다.
당시 남영희 후보 캠프 관계자는 개표장에서 “사전 관외 투표함 7개가 있었으나 참관인들은 이중 4개만 개표하는 모습을 확인했다”며 “모든 참관인이 다른 3개 투표함은 개표하는 모습을 보지 못해 다시 한번 개표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선관위는 일부 투표함을 다시 개표해 집계표 숫자와 차이가 있는지 파악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남 후보 캠프도 승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5부 요인·헌법상 독립기관? 사실상 대법원이 장악
5부 요인은 국가원수 대통령을 빼고 국회의장,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국무총리, 중앙선관위원장을 함께 일컫는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7일 “국민의 참정권은 어떠한 이유로도 제한되거나 침해되어서는 안 됩니다”라며 SNS에 올린 글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이 국가 5부 요인으로 규정된 이유는 선관위가 행정부·입법부·사법부와 마찬가지로 그에 상응하는 권한과 의무, 책임을 지닌 독립기관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홈페이지에 스스로 헌법상 독립기관으로서 지위를 갖고 있다고 밝혀놨다.
헌법 114조를 보면, 중앙선관위는 위원 9명으로 구성된 합의제 기구다. 독립성 보장을 위해 대통령 3명 임명, 국회 3명 선출, 대법원장 3명 지명하고 이중 중앙선관위원장은 호선한다고 돼 있다.
호선은 ‘서로 뽑는다’는 뜻으로 위원 9명이 위원장을 선출하는 것.
하지만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인사권은 조희대 대법원장이 갖고 있었다. 노 위원장도 사의를 중앙선관위가 아니라 조 원장에게 표명했다.
그리고 조 원장은 위원장직을 해제해줬다. 결국 조희대 원장이 중앙선관위 ‘수장’을 쥐락펴락 하는 것. 시도선관위원장도 법원장들이 다 맡고 있다.
이렇다 보니 재검표 요구 등 선거소청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고, 후보들은 소청도 해보지 않고 포기하는 것.
대법원이 선관위를 장악했는데, 선거관리의 ‘잘못’을 인정 할리 없다.
※ ‘삐딱하게’는 인천경기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하다 공동대표인 이창호 기자의 ‘시각’을 담은 기사입니다.
이창호 기자 ych23@newshad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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