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 1117만명 인터넷 사용 기록 무단 수집한 쿠팡···‘납치 광고’도 도마에

쿠팡이 1년 넘게 이용자의 타사 온라인 활동기록 무단 수집행위를 이어온 사실이 정부 조사에서 새롭게 확인됐다. 정보가 수집된 이용자만 1117만명에 달한다. 또 이용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자사 앱으로 끌어들이는 이른바 ‘납치광고’도 여전히 버젓이 행해지고 있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11일 발표한 조사결과를 보면, 쿠팡은 제휴 마케팅 프로그램인 ‘쿠팡 파트너스’의 맞춤형 광고를 게재하는 과정에서 이용자의 온라인 활동기록을 동의없이 저장했다. 2024년 12월23일부터 지난 2월4일까지 총 1117만명에 대한 기록이 무단으로 수집·저장됐다.
쿠팡 파트너스는 SNS 인플루언서 등 광고 파트너가 쿠팡이 판매하는 상품을 홍보하도록 하는 제휴 마케팅 프로그램이다. 광고 파트너는 쿠팡이 배포하는 링크·배너 등을 통해 자신의 매체에 광고를 게재하고, 이를 통해 구매가 이뤄지면 쿠팡으로부터 구매 금액 일부를 수익으로 공유받는 구조다.
쿠팡에 가입한 이용자가 쿠팡 광고가 게재된 타사 웹사이트나 앱을 방문하면, 쿠팡은 이용자의 맞춤형 광고 관련 동의 여부를 확인한 뒤, 쿠팡 이용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용자에게 맞춤형 광고를 게재한다.
그런데 쿠팡은 이용자가 해당 광고를 클릭하지 않더라도 타사 웹·앱 방문 기록 등을 수집해 자체 광고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보관했다. 수집된 정보에는 인터넷주소(URL) 또는 앱 명칭, 접속 경로, 접속 일시, 접속 인터넷 프로토콜(IP), 운영체제(OS), 브라우저 정보, 화면 해상도 등이 포함됐다.이용자에게 따로 기록 수집에 대한 동의는 받지 않았다. 개인정보 처리방침 등 안내 페이지에도 이를 명확히 알리지 않았다.
쿠팡 측은 수집된 정보는 결합이 어려워 개인정보로 볼 수 없고, 의도적으로 정보를 수집한 것도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개인정보위는 정보가 식별가능한 형태였으며, 쿠팡이 DB를 구성해 실제 조회를 한 점 등을 들어 수집 의도가 있다고 봤다. 쿠팡은 지난 4월 수집된 온라인 활동기록을 삭제하는 등 자진 시정했다.
소비자 의사와 무관하게 쿠팡 사이트로 이동하게 만드는 ‘납치 광고’ 운영 행태도 도마에 올랐다. 일부 광고 파트너들이 수익 창출을 위해 납치 광고를 운영했고, 이용자가 쿠팡 웹·앱에 강제 접속하면서 관련 활동기록이 쿠팡에 수집됐다. 쿠팡은 2022년부터 납치 광고를 제재한다고 밝혔으나, 일부 파트너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계정 해지 등 불이익을 적용하지 않고 오히려 추가 수수료율을 적용하기도 했다.
쿠팡 물류센터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에서 임직원의 건강 관련 개인정보를 법적 근거없이 처리한 사실도 확인됐다. 2024년 임직원 산재 소송 과정에서 건강 관련 쟁점을 주장하기 위해 임직원 80명의 체중정보를 동의없이 법원에 넘겼다.
장보경 정보인권연구소 상임이사는 “개인정보 남용은 글로벌 빅테크에서도 반복되고 있고, 광고비즈니스 모델 확대를 위해 쿠팡이 이런 불법행위를 알고도 묵인한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들 수 밖에 없다”면서 “쿠팡 사태를 계기로 온라인플랫폼의 개인정보 수집 기준을 보다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세훈 기자 ksh371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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