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하루 50번 ‘오락가락’…극한 현기증 장세

김지영 2026. 6. 11.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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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코스닥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가 장중 400포인트 넘게 출렁이며 50차례 이상 상승과 하락을 오간 끝에 강보합으로 마감했다. 중동을 둘러싼 지정학적 불안과 미국 물가 부담이 투자심리를 짓눌렀지만 개인투자자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가까스로 반등했다. 코스닥은 기관 자금이 몰리면서 5% 가까이 급등해 ‘천스닥’을 눈앞에 뒀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3.13포인트(0.43%) 오른 7763.95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장 대비 221.20포인트(2.86%) 내린 7509.62에 출발해 장 초반 7394.46까지 밀리며 7400선을 내줬다. 이후 낙폭을 만회해 상승 전환한 뒤 장중 7800선을 회복했지만 다시 하락하는 등 방향성 없는 흐름을 이어갔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종가를 기준으로 상승과 하락 전환을 50차례 넘게 반복했다. 장중 최고점과 최저점 간 격차도 406.16포인트에 달했다.

증시 변동성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전 거래일보다 1.19% 내린 87.30으로 마감했다. 장중에는 89.47까지 오르며 3거래일 연속 80선을 웃돌았다.

외환시장 불안도 이어졌다.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7원 오른 1528.9원을 기록했다.

개인투자자의 매수세가 지수의 하단을 지지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2조781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은 1조4790억원을 순매도하며 24거래일 연속 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기관도 7567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간밤 뉴욕증시는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일제히 하락했다. 글로벌 빅테크의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와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이 재차 부각되며 위험자산 선호가 위축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란에 대한 추가 공격 방침을 밝혔다. 미국은 이란을 상대로 이틀 연속 공습에 나섰고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의 전면 폐쇄를 발표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도 엑스(X)를 통해 “어떤 압박이나 위협에도 굳건히 맞설 것”이라며 미국의 군사적 압박에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국내 증시는 중동 불안으로 급락 출발했지만 장중 미국 국채 금리와 국제유가가 안정되고 개인을 중심으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낙폭을 만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동 불안에 따른 투매에도 견조한 설비투자(CapEx)와 수출 흐름이 확인되면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반등했다”며 “코스닥은 소재·부품·장비와 바이오 업종으로 수급이 유입되며 코스피보다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국채 금리와 국제유가가 하락 안정되면서 국내 증시도 낙폭을 되돌렸다”며 “미국 5월 CPI에 대한 안도감과 중동 위험이 혼재된 장세였다”고 분석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방향은 엇갈렸다. SK하이닉스는 2.59% 오른 210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3.56% 하락했지만 상승 전환한 뒤 장중 216만3000원까지 치솟았다.

반면 삼성전자는 1.16% 내린 29만9000원으로 마감하며 ‘30만전자’에서 내려왔다. 삼성전자 역시 3.97% 하락 출발한 뒤 장중 30만6500원까지 올랐지만 상승세를 지키지 못했다.

SK스퀘어(3.80%), 현대모비스(1.05%), HD현대중공업(0.78%), 삼성물산(0.61%), 삼성SDI(0.40%) 등도 상승했다. 삼성전기는 보합으로 마감했고 기아(-2.32%), 현대차(-0.83%), 삼성생명(-0.82%), LG에너지솔루션(-0.26%) 등은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의료·정밀기기(7.53%), 부동산(4.97%), 오락·문화(4.22%)의 상승 폭이 컸다. 건설(-2.56%), 금속(-1.87%), 운송장비·부품(-0.93%) 등은 약세를 보였다.

코스피에서 빠져나온 매수 온기는 코스닥으로 옮겨갔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5.30포인트(4.76%) 오른 996.93으로 마감했다. 장중에는 997.11까지 오르며 1000선 돌파를 눈앞에 두기도 했다.

오후 들어 상승 폭이 가팔라지면서 코스닥시장에는 프로그램매수호가 일시효력정지인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지난 9일 이후 이틀 만으로, 올해 들어 코스닥시장에서 발동된 10번째 매수 사이드카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기관이 6970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3534억원, 3362억원을 순매도했다.

김지영 기자 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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