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대구법원청사 이전, ‘무기한 연기’ 최악의 시나리오 피했다…연호지구 활력 되찾을까?

구아영 기자 2026. 6. 1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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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공백에 ‘내년 3월 착공’ 물 건너가…이르면 2027년 6월 첫 삽
법조타운 불확실성에 연호지구 분양률 34%…업무시설은 8% 그쳐
대구검찰, “법원과 개청 시기 맞춰야”…2028년 착공 목표
대구법원청사가 이전하게 될 수성구 연호지구의 부지 전경. 대구일보 DB

대구시민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대구법원청사의 연호지구 이전사업이 '삼고초려' 끝에 마침내 건축심의 문턱을 넘었다.

그간 대구의 대동맥인 달구벌대로의 상징성과 미관을 둘러싸고 수성구청과 법원 양측이 팽팽한 입장 차이를 보이며 난항을 겪었으나, 3차례 만에 극적인 절충안을 도출하면서 법원청사 이전이 무기한 연기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하게 됐다.

하지만 두 기관의 기싸움으로 행정 절차가 반년 이상 지체되면서, 당초 계획했던 내년 3월 착공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달구벌대로 상징성' 두고 팽팽한 기싸움…3차 심의 끝에 '극적 타결'

대구법원청사 신축공사 설계안이 11일 수성구 건축위원회 심의를 최종 통과하면서 법원 이전은 마침내 가시화됐다.

앞서 이 설계안은 지난해 12월 1차 건축위 심의에서 처음 부결된 데 이어, 지난 4월 열린 2차 심의에서도 고배를 마셨다. 갈등의 핵심은 대구의 상징인 달구벌대로의 미관 문제였다.

당시 수성구 건축위 측은 "지역 정서와 도시 미관을 고려했을 때, 대로변에 주차장이 노출되는 구조는 부적절하다"며 주차장 위치 변경을 요구했다. 반면에 법원 측은 "이미 기획재정부에서 확정된 예산인 데다, 법원행정처가 공모를 통해 심사숙고해 결정한 안"이라며 "구청이 과도한 규제를 가하고 있다"고 맞섰다.

두 차례의 부결로 사업 표류 위기감이 고조되자, 수성구청이 중재에 나섰다. 법원이 주장하는 주차장 배치선은 유지하되, 미관을 해치지 않도록 주차장 층수를 한 층 낮추고 공법 재검토, 조경 식재를 보완하는 타협안을 제시한 것이다. 법원이 이를 수용해 보완작업을 거치면서 마침내 3차 심의의 문턱을 넘어서게 됐다.

◆이미 6개월 허송세월… 내년 6월 착공도 '산 넘어 산'

최악의 파국은 면했지만, 6개월이 넘는 행정 공백으로 인해 일정 차질은 불가피해졌다. 당초 계획은 2027년 3월 착공, 2030년 준공이었다.

대구법원청사는 단순한 공공기관을 넘어 지역의 역사적 랜드마크가 될 공공건축물이다. 이 때문에 심의 통과 이후에도 조달청의 실시설계 적정성 검토, 기재부와의 총사업비 협의 등 복잡한 행정 절차가 줄줄이 남아 있다. 여기에다 변경된 설계안에 따른 5억 원 가량의 추가 예산 확보와 교통영향평가 재심의라는 문턱도 넘어야 한다.

현재 법원은 이르면 내년 6월 착공을 목표로 배수의 진을 친 상태다. 대구법원의 한 관계자는 "이미 행정 절차에서 6개월이 지연돼 착공 연기는 불가피한 상황"이면서도 "시간이 오래 걸리는 설계 적정성 검토와 교통영향평가 등 잔여 절차를 동시에 이행해 최대한 착공시기를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 '앵커' 잃은 연호지구…업무시설 분양률 8% '쇼크'

법원과 구청이 장기간 씨름을 벌이는 사이, 연호지구 개발사업에도 짙은 먹구름이 드리웠다. 법조타운의 핵심축인 법원 이전이 불투명해지자,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은 탓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확인한 결과, 현재 연호지구의 전체 분양률은 34.8%에 그치고 있다. 법원(4만2천여 ㎡)과 검찰청(4만2천여 ㎡)을 비롯해 수성경찰서, 수성세무서 등 공공청사 부지를 제외하면 민간 상업·업무시설의 분양 실적은 참담한 수준이다. 사무실 등이 들어설 업무시설용지 분양률은 단 8%에 불과하며, 상업시설용지는 분양 실적이 전혀 없다.

부동산 시장의 경고등은 이미 켜졌다. 한 매수자는 법원 인근 주차장 부지를 약 250억 원에 낙찰받았다가, 계약 해지 위약금만 무려 25억 원을 물고 계약을 파기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해당 용지는 지난해 두 차례나 유찰되는 바람에 LH가 현재 재공고를 진행 중이다.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연호지구 조성의 핵심은 법조타운인데, 중심 앵커인 법원이 언제 옮겨갈지 기약이 없으니 초기 뜨거웠던 분양 열기가 완전히 식은 분위기"라고 전했다.

◆검찰 "법원이 첫 삽 떠야 우리도 간다"

대구검찰청 역시 법원의 조속한 착공 만을 애타게 기다리는 처지다. 법조타운의 특성상 법원과 검찰청이 동시에 움직여야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오는 10월 검찰개혁에 따른 '검찰청 폐지'라는 거대한 조직 개편을 앞두고 있다. 이로 인해 법무부는 지난해 8월 대구검찰청사 이전에 대한 실시설계를 잠시 보류한 바 있다. 예정대로 검찰청이 폐지되면 향후 분리·신설될 공소청만 연호지구로 이전하게 되며, 중대범죄수사청의 거취는 아직 불투명하다.

다만 검찰 측은 청사 이전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올해 편성된 예산으로 이미 4차 중도금을 납부했고, 내년 연말 잔금을 치르면 부지 매입이 완료된다.

대구고검 관계자는 "과거 부산지검 서부지청이 이전할 때 법원과 시기가 맞지 않아 민원인과 직원들이 극심한 불편을 겪었다"며 "법원과 검찰이 유기적으로 업무를 보려면 두 기관의 개청 시기를 비슷하게 맞추는 것이 핵심이다. 법원이 먼저 첫 삽을 떠주어야 검찰도 속도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초 2028년 상반기 착공, 2031년 완공을 목표로 삼았던 검찰 역시 법원의 이전 시간표에 맞춰 행정 절차를 재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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