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사용자성 회피 매뉴얼’에 노동계 일제히 비판···“즉각 폐기해야”

김태희 기자 2026. 6. 11. 16:4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상생협력 매뉴얼

경기도가 ‘사용자성 회피 매뉴얼’을 제작한 것과 관련해 노동계가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노동단체들은 즉각적인 매뉴얼 폐기를 요구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11일 성명을 내고 “개정 노조법을 무력화하는 경기도 사용자성 회피 매뉴얼·노동부 해석지침을 폐기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노총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모범 사용자로서 법 정착에 앞장서겠다고 수차례 공언했음에도, 스스로 법을 피해가는 꼼수 지침서를 만들어 돌렸다”며 “시간끌기, 계약서 조작 꼼수라는 두 가지 방향에서 노조법을 정면으로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매뉴얼은 ‘발주자의 지시감독’을 ‘자체 책임’으로, ‘사전 승인’을 ‘결과 보고’로, ‘근무시간 직접 명시’를 ‘자율 편성’으로 바꾸라 하고 있다”며 “법률을 준수하고 그 집행을 감시·감독해야 할 지방정부가 법을 피해가는 방법을 직접 가르치고 있는 것이며, 이는 하청노동자의 열악한 노동조건을 외면하겠다는 반노동 행태의 노골적 선언”이라고 했다.

민주노총은 “경기도만이 이러한 매뉴얼을 배포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 사태의 전모를 끝까지 밝히고, 하청·위탁 노동자의 단체교섭권을 완전히 보장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지난 4월 노동국 명의로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상생협력 매뉴얼’이라는 문서를 만들어 산하기관 등에 배포했다. 하지만 그 이름과 달리 해당 문서 내용의 상당 부분이 ‘사용자성 회피’에 맞춰져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문서에는 “위탁계약서에 ‘수탁기관은 노무관리에 관한 독자적 권한과 책임을 갖는다’ 등의 문구를 명시하는 것이 바람직함” “모든 과업 지시는 수탁기관 등의 책임자에게만 전달(문서, 구두)” 등 사용자성을 인정받지 않는 방법이 상세히 서술돼 있다.

민주노총 경기도본부도 이날 성명을 내고 “개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모범을 보여야 할 공공부문인 경기도가 앞장서서 자신들의 ‘사용자성’을 지우기 위한 구체적인 문구 가이드라인까지 전 부서에 하달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경기도는 노동자를 기만하는 행태를 즉각 중단하고 도민과 노동자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국노총 전국공공노동조합연맹은 성명서를 통해 “경기도 노동국의 매뉴얼은 법 개정 취지에 정면으로 반한다”며 “이 문건은 개정 노조법 시행 이후 현장의 혼선을 줄이기 위한 교육자료라는 명목을 달고 있지만, 실제 내용 상당 부분은 사용자성 인정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유의사항에 집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당 매뉴얼을 즉각 공개·폐기할 것을 요구한다”며 “경기도와 산하기관의 민간위탁, 용역, 보조사업, 출자·출연 사업 전반에 대해 사용자성 판단 기준과 교섭책임 실태를 전면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